"테러 대비 무차별 천연두 예방접종 경계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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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테러리스트들의 생물학 공격에 대비, 현재 군인과 구급요원들에게 실시되고 있는 천연두 예방접종은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 뿐만 아니라 이들과 접촉하는 사람들에게도 위험이 되기 때문에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미국 의학연구소가 12일 권고했다.

미 연방정부로부터 천연두 예방접종 실시 문제에 대한 검토를 의뢰받은 의학연구소의 한 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천연두 백신이 살아 있는 바이러스 백신이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과 접촉하면 감염위험이 있기 때문에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로 넘겨질 이 보고서는 예방접종의 초점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접종을 받아야 하는가에서 천연두 바이러스 공격에 대비할 필요가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공격에 어떻게 대응할지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CDC는 이에 대해 아직 검토과정에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대응책이 세워지지 않았다면서 대응책 시행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의학협회츠과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행정부는 지난해 군인 50만명과 생물학 공격이 있게 될 경우 위험에 처하게 될 의료및 구호요원 수백만명에 대해 예방접종을 실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민간인들에 대한 예방 접종계획은 지난달 25일까지 3만8천여명이 접종을 받는데 지나지 않는등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의료요원들은 부작용을 우려, 예방접종 받기를 꺼리고 있다.

보고서는 예방접종이 일부에게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천연두 백신을 무차별 제공하는 것은 의학 윤리 원칙에 맞지 않는면서 임상실험을 제외하고는 일반일들에게는 예방접종을 실시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연두는 지난 79년 근절됐지만 미국 정부와 전문가들은 일부 국가에서 생물학 무기용으로 천연두 바이러스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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