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씨 `제3의 장소'서 이미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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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검 공안1부(오세헌 부장검사)는 8일 오후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59) 교수를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지목했던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를 서울시내 모처에서 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소환한 송 교수를 귀가시킨뒤 10일 오전 10시 4번째로 소환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송 교수 입국을 전후해 황씨가 국정원에서 조사를 받았지만 검찰이 황씨를 직접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황씨의 특수신분을 감안해 검찰청사로 부르지 않고 오후 시내 모처에서 만나 조사를 했으며, 오후 7시께 조사를 마쳤다"고 말했다.

검찰은 황씨를 상대로 송 교수가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임명돼 활동했는지 여부 및 활동 사실을 알게 된 경위 등을 집중 조사했다.

황씨는 지난달 김영삼 전 대통령을 만나 "내가 노동당 비서로 있을 때 `송두율 교수가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 된다'는 보고와 `대남공작을 위해 송 교수의 이름을 김철수로 바꾼다'는 보고를 직접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검찰은 송 교수를 상대로 핵심 쟁점인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김철수와 동일인인지 여부, 독일에서의 친북활동 등을 집중 추궁했다.

송 교수는 이날 조사에서 성실한 자세로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전향의사나 독일국적 포기의사를 밝히거나 반성문을 제출하지는 않았다.

검찰은 송 교수로부터 입북권유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오길남씨를 7일 소환조사 한데 이어 금명간 독일에서의 송 교수 행적과 성향을 파악하고 있는 인사 1∼2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합=종석 기자]bana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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