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유발' 복지부 집콕댄스, 제작 0원이라더니 440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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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로를 목적으로 보건복지부가 만든 영상. 도리어 ″방역 수칙을 어기고, 층간 소음을 유발한다″는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복지부 페북 캡처.

코로나19 위로를 목적으로 보건복지부가 만든 영상. 도리어 ″방역 수칙을 어기고, 층간 소음을 유발한다″는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복지부 페북 캡처.

최근 ‘층간소음 유발’ 논란을 일으킨 보건복지부의 ‘집콕 댄스’ 영상 제작에 약 440만원가량의 예산이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일 공개된 이 영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국민을 응원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지만, 노래에 맞춰 집 안에서 6명이 격렬하게 춤을 추는 모습이 담겨 "층간소음을 조장하느냐"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복지부는 영상 제작에 들어간 예산은 없다고 해명했던 터라 ‘거짓 해명’ 논란까지 제기됐다.

"대변인실 자체 제작 예산 투입 안해" 거짓 해명 논란도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이 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홍보 동영상 관련 소요 예산 내역’에 따르면 복지부는 집콕 댄스에 약 440만원가량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동영상 제작사 A사와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1년간 영상 제작 명목으로 1억 9800만원의 계약을 맺었다. 이 프로젝트는 총 22개로 동영상은 45편이 제작됐다. 프로젝트 1개당 제작비는 900만원이 투입된 셈이고, 동영상 제작비는 1편당 440만원으로 계산됐다.

앞서 복지부는 ‘집콕댄스’ 영상이 논란되자 해당 영상 제작에 예산이 투입되지 않았다고 해명한 적이 있어 거짓 해명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손영래 복지부 대변인은 지난 2일 “층간소음 지적 등 사전에 고려하지 못한 문제로 지적을 받게 돼 죄송하다”며 예산 낭비라는 지적에 대해 “영상 제작에 예산이 들어간 것은 없다. 대변인실에서 자체 제작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 의원은 “최근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백신 구매 예산이 부족해 추가예산 편성이 필요하다고 업무 보고한 바 있는데 이렇게 국민의 혈세를 허비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정부는 국가적 위기상황에 홍보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국가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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