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엄마들의 최대걱정, 아토피 피부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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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우리나라 여성 한 명이 낳는 평균 자녀수는 1.17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예전에는 흥부네처럼 자식이 많아서 한 아이 정도 없어져도 여간해서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하는데, 요즘에는 집집마다 그야말로 금지옥엽이 하나뿐이라는 것이다.

하나 뿐인 아기이니, 얼마나 사랑과 관심의 대상이 될지는 뻔한데, 이렇게 소중한 아기를 키우는 요즘 엄마들이 가장 듣기 무서워하는 말이 아마도 ‘아토피성 피부염’이 아닌가 한다.

◇ 혹시 아토피일까?

진료실에서 겁을 잔똑 먹은 표정으로 “우리 아기 혹시 아토피인가요?”라고 물어오는 아기엄마들이 한둘이 아니다.

아기들은 엄마 뱃속과는 다른 바깥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좀 불편하거나 쾌적하지 않을 때 피부에 어떤 발진이나 증상을 보임으로써 표현을 하는 경우가 많다.

아기가 울거나 보채면 얼굴에 발진이 더 붉고 심해지는 것이 당연하고, 더운 물로 목욕을 시키면 더 붉게 도드라지는 것도 당연한데, 그때마다 엄마들의 가슴은 우리 아기도 그 무섭다는 아토피 피부염이 아닌가 하고 쿵 내려앉고 만다.

아기 피부에는 아직 땀을 배출해내는 통로인 한선도 잘 발달을 하지 못했고, 사춘기가 되기까지는 피지 분비도 거의 없다. 때문에 온도나 습도가 조금만 쾌적하지 못해도, 이를 스스로 조절해내지 못하기 때문에 피부에 발진이나 오돌도돌한 병변으로 그 불편함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 증상 6개월 이상 지속시 아토피 의심해봐야

이러한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넓은 의미에서는 아토피성 피부염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나, 아토피성 피부염이라고 겁을 먹기 전에, 다음의 몇 가지만 지켜서 잘 관리를 해주자. 한결 좋은 상태로 지낼 수 있을 것이다.

아토피 피부염은 일종의 알레르기성 질환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즉, 자신에게 맞지 않는 환경이나 물질을 접하게 되면 그 반응으로 피부에 발진이 나타나고, 가려워 긁다보면 염증이 일어나고 흉터로 남는 것이다.

아토피 피부염을 100% 완치하고 예방할 비책은 아직까지는 없으나, 집안의 온도와 습도 등 환경을 늘 쾌적하게 가꿔주고, 해로운 영향을 줄 수 있는 물질이나 환경, 음식을 미리미리 알아서 제거해준다면, 믿을 수 없이 좋은 상태로 내내 지낼 수 있게 될 것이다.

아기들은 추위와 더위를 많이 타므로 실내는 항상 쾌적한 온도(겨울에는 20~24°, 여름에는 25~28°)를 맞추어주고, 건조한 계절일수록 가습기를 틀어주는 것이 좋다.

◇ 아토피 아이들 목욕은 미지근한 물로

목욕을 시킬 때는 요즘같은 여름철에는 미지근한 물로 짧은 시간 땀을 닦아주는 정도로 하루 한 번 간단히 해주는 것이 좋고, 목욕 후에는 물기가 마르기 전에 온몸에 아기들 전용 보습제를 꼭 발라준다.

비누사용을 해라 하지 마라 하는 이야기들이 분분한데, 아기 전용이나 아토피 아기 전용으로 나온 목욕세제나 보습제를 사용해주는 것이 순하고 보습력이 뛰어나 좋다.

방안이나 실내에는 카펫이나 커튼 등 먼지를 일으키고 집먼지 진드기 등이 살기 좋은 환경은 배제해주고, 몸에 직접 닿는 침구나 의류는 순면으로 하고 자주 삶아주는 것이 좋다.

또한 아토피 피부염은 심리적인 영향을 많이 받으니, 아기가 스트레스 없이 마음이 항상 안정되고 편안할 수 있도록 엄마가 늘 사랑으로 관찰하고 돌봐주는 것은 물론이다.

음식을 어떻게 먹이냐고 질문하는 엄마들도 많은데, 증상의 경중에는 상관없이 무조건 나쁘다는 음식들을 다 가리다보면 나중에는 별로 먹일 음식도 없게 된다.

아토피 전용 분유도 좋겠고, 아기가 이유식을 시작하면 엄마가 식사일지를 써서, 음식은 고루 먹이되, 경험에 비추어 나쁜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판단되는 음식만 조금씩 제한해주는 것이 좋겠다.

금지옥엽 하나뿐인 내 아이의 예쁜 얼굴에 붉은 발진이 나타난다면 처음부터 연고나 민간요법만 찾지 말고 위와 같이 한번 관리해줘 보자.

그렇게 해도 좋아지지 않을 경우, 치료를 할 것인가, 연고를 쓸 것인가 하는 문제는 피부과 전문의가 판단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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