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두기 불안하다" 4600만원 돈가방 들고다닌 90대 노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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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품고 다니던 거액이 든 돈 가방을 분실했던 90대 노인이 경찰 도움으로 이 가방을 다시 찾은 사실이 4일 알려졌다. 가방엔 현금 4600만원이 들어있었다.

분실 하루만에 경찰 도움으로 되찾아

광주 북부경찰서는 전날 경기 수원에 거주하는 여성으로부터 "아버지가 시내버스에서 돈 가방을 잃어버렸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아버지 A씨가 새해를 맞아 수원에서 자신을 만나고 거주지인 광주로 돌아갔는데, 집에 도착해보니 현금 4600만원이 든 가방이 사라졌다는 것.

경찰은 신고를 토대로 A씨가 이용한 시내버스를 탐문 수색했다. 시내버스에선 돈 가방이 발견되지 않았고, CCTV를 통해 A씨가 시내버스를 탈 때부터 돈 가방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시내버스 탑승 전 A씨가 탔던 고속버스 회사를 통해 돈의 행방을 쫓았고, 고속버스 회사가 보관하고 있던 A씨의 돈 가방을 이튿날인 이날 오전 8시쯤 찾을 수 있었다.

조사결과 A씨는 몇 년 전 자신이 살던 거주지가 재개발지역으로 편입되며 보상금 명목으로 거액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노후자금으로 쓸 돈이 행여나 사라질까 걱정돼 이를 인출해 지난 6개월 동안 이 돈 가방을 매일같이 지니고 다녔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90대 어르신께서 돈을 집에 두기에 불안하셔서 돈 가방을 분신처럼 수개월을 가지고 다니셨다고 한다"며 "거액의 돈을 잃어버릴까 굉장히 불안해하셨는데 이를 찾아드리게 돼서 기쁘다"고 밝혔다.

A씨는 경찰에 "너무 감사드린다"며 거듭 감사의 인사를 전해왔다고 한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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