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빵' 세우고 70명 새벽 술판…그곳엔 자가격리자도 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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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2시 53분께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에 있는 지하 1층 유흥업소에서 20대 업주와 손님 70명이 감염병예방법률 위반 혐의로 붙잡혔다. 연합뉴스

3일 오전 2시 53분께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에 있는 지하 1층 유흥업소에서 20대 업주와 손님 70명이 감염병예방법률 위반 혐의로 붙잡혔다. 연합뉴스

부산 서면의 한 주점에서 오후 9시 이후 영업 금지라는 방역 수칙을 어기고 새벽까지 술판을 벌이던 클럽 업주와 손님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적발된 손님 중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자가격리대상자도 포함돼 있었다.

손님 70명 중 자가격리 대상자도 포함돼

 3일 부산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55분쯤 부산진구 부전동 한 지하 1층의 클럽 형태 주점에서 방역 수칙을 어기고 영업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이 “지하에서 시끄러운 음악 소리가 난다”는 취지의 112 신고를 받고 현장을 수색하던 과정에 해당 업소를 찾았다.

 당시 현장을 찾은 경찰은 업소 주변을 수색하던 중 업소 뒷문으로 손님 수십명이 빠져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즉시 출입문을 통제한 뒤 인접 순찰차 10대와 기동순찰대 등을 추가 동원해 이들을 붙잡았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업소는 문 앞에 이른바 단속을 미리 알려주기 위한 문지기인 ‘문빵’을 세워두고 영업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영업을 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오면 내부에 연락해 손님을 뒷문으로 빼돌리기 위해서였다. 업주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손님을 모집한 뒤 영업을 했다.

 이날 해당 업소에서는 손님 70여명을 받아 새벽까지 음악을 틀고 술을 마시다 문빵을 통해 경찰이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급히 손님들을 뒷문으로 빼돌리다 현장에서 적발됐다. 경찰은 수십명의 인파가 해당 업소 측에서 쏟아져 나오는 것을 포착해 이들을 붙잡았다.

 경찰은 20대 업주 A씨를 임의동행해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다. 무더기로 단속된 손님 중엔 자가격리자인 20대 남성 1명도 포함돼 있었다. 무증상 감염 등 감염 전파 위험성이 높은데도 자가격리 기간 중 외출해 술을 마신 것이다. 관할 구청은 관련법에 따라 그를 고발할 계획이다. 나머지 손님들은 경찰이 인적사항을 확인한 후 우선 귀가시켰다.

부산=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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