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북한 새 마약생산지 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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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세계최대 마약 생산지였던 동남아의 골든 트라이앵글(황금 삼각지)이 쇠퇴하는 대신 아프가니스탄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고, 특히 북한 등이 마약 생산.밀거래의 새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유엔마약범죄국(UNODC)이 25일 파리에서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거의 2억명이 2000-2001년 마약을 사용했고, 안토니오 마리아 코스타 UNODC 국장은 "세계적으로 보면 코카인은 아메리카, 헤로인은 아시아 그리고 마리화나는 아프리카의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마리화나는 세계적으로 1억6천300만명이 애용할 정도로 가장 폭넓게 생산.밀거래.소비되는 마약이며, 코카인은 만연되기는 했지만 2000-2001년동안 생산이 감소추세를 보였다. 태국, 미얀마, 라오스 3국 접경지역인 트라이 앵글 지역에서의 양귀비 재배가 급격하게 감소했지만 헤로인 생산은 오히려 증가했다.

보고서는 "동남아 지역에서 이같은 감소추세가 유지될 경우 트라이 앵글은 앞으로 수년내에 불법 마약생산지로서의 지위를 잃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양귀비 재배를 위한 토지가 25% 감소했지만 아프가니스탄은 현재 세계 최대의 아편 생산지로 떠오르고 있다.

코스타 국장은 "아프가니스탄은 세계 아편의 76%를 생산하며, 서남아시아에서 1998-2002년 양귀비 재배가 16% 증가한 것은 아프가니스탄 때문"이라며 "헤로인 1g 값이 아프가니스탄에서는 1-5 달러지만 유럽에선 100 달러에 팔린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양귀비 재배가 정치적으로 온당해 모든 부족들이 관여하고 있으며, 마약경제를 살리기위한 전쟁과 무법이 판을 치고 있다"고 말했다.

마리화나 생산도 증가하고 있지만 미국에선 고교생들의 사용량이 70년대말에 비해 30%, 97년에 비해 10% 정도 감소한 반면 아프리카에선 증가추세에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아편과 헤로인을 남용하는 수가 1천500만명으로 꾸준하지만, 서유럽은 감소 추세에 있는 반면 동우럽.러시아.중앙아시아에서는 증가추세에 있다. 특히 정맥주사를 통해 헤로인을 남용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중독자들이 주사바늘을 같이 사용해 급격하게 에이즈를 확산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밀거래 조직망이 붕괴되어 수요가 줄어든 호주에서는 북한이 생산하거나 밀거래한 헤로인이 늘고 있다.

코카인은 1천400만명이 남용하고 있는데 미국이 최대 시장이며, 3대 주요 생산국중 볼리비아와 페루는 코카 생산을 감소시키는데 성공하고 있다. 보고서는 "가장 문제가 됐던 콜롬비아도 코카인 국내 생산량이 93-99년에는 5배 증가했으나, 2000-2002년 사이에는 37% 감소했다"면서 "전체적으로는 3국의 감소가 코카재배면적의 22% 감소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미국내 코카인 사용자의 수는 안정화되어 있는데 작년 사용자는 1985년에 비해서는 60%, 98년에 비해서 15% 정도 감소했다.

실험실에서 사용되는 화학약품을 이용해 만드는 대용 마약의 경우 추적하기가 매우 어려운데 ATS로 알려진 엑스터시와 같은 암페타민 계통의 흥분제는 특히 미국에서 증가추세에 있다.

하지만 시장은 변하고 있고, 밀거래는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로 이동중인데 특히 북한은 매스암페타민을 일본으로 이동시키는 중요한 선적지로 떠오르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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