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 자면 학습능력 향상"… 美연구진

중앙일보

입력

1시간 정도에 불과한 짧은 낮잠이 밤 새 자는 잠만큼이나 정신 활동에 유익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BBC 인터넷판이 24일 보도했다.

하버드대 심리학과 새라 메드닉 연구팀은 과학 저널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최신호에서 낮잠을 자는 그룹과 자지 않는 그룹을 비교 연구한 결과 낮잠을 자는 쪽이 그렇지 않은 쪽보다 좋은 학습.기억 능력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그동안 낮잠의 효용성에 대한 주장은 여러 차례 제기돼 왔으며 일부에서는 밤에 단 몇 시간만 자도 생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주장도 있어왔다.

연구팀은 두 그룹의 실험 대상 중 한 그룹은 낮 동안 잠을 자지 않게 하고 다른 한 그룹은 오후 2시부터 60~90분 간 잠을 자게 했다. 또 낮잠을 자는 사람들의 뇌파를 측정해 잠의 깊이를 측정했다.

그 결과 낮잠을 자지 않은 사람들은 시간이 갈수록 학습 능력이 떨어진 데 반해 낮잠을 잔 사람들은 양호한 학습.기억 능력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낮잠을 잔 사람들 중에서도 수면 중 뇌파 속도가 느리고, 급속안구운동(REM) 현상을 보이는 사람들의 학습.기억능력이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뇌파 속도가 느리고 REM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은 깊은 잠이 들었음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행동 발달의 관점에서 볼 때 낮잠은 밤 새 자는 잠만큼이나 지각 활동에 유익하다"고 결론 내렸다.

서레이 대학 수면 연구소의 더크-밴 다이크 박사는 이번 연구에 대해 수면 중의 뇌파 형태와 REM 여부가 학습 능력 및 기억력과 중요한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신체의 주요 기능을 원활히 유지하기 위해 밤에도 충분한 잠을 잘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밴-다이크 박사는 "그래도 수면은 이번 실험 외에 여러 면에서 유용하다"면서 "낮잠만으로 생활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려서는 안된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