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홍콩 사스 감염지역서 제외

중앙일보

입력

세계보건기구(WHO)는 23일 홍콩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감염지역에서 제외했다.

홍콩 정부는 그러나 지금까지 사스로 숨진 사람들의 유족이나 환자들을 고려해 공식 환영행사를 일체 거행하지 않기로 했다.

피터 코딩글리 WHO 아태지역담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3시(현지시간)를 기해 홍콩을 사스 감염지역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코딩글리 대변인은 "홍콩은 사스가 재발한 캐나다 토론토를 교훈으로 삼아 경계심을 늦추지 않도록 권고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도 사스의 정체를 정확하게 규명하지 못하고 있으며 독감처럼 겨울철에 다시 기승을 부릴 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헤이만 WHO 전염병 국장도 성명을 통해 "인구조밀지역이며 중국과 왕래가 작은 홍콩이 감염지역에서 벗어난 것은 성공"이라고 환영했다.

홍콩은 지난 2일 이후 20일 연속 사스 신규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WHO 규정에 따라 지정 100일 만에 사스 감염지역에서 벗어났다.
홍콩에서는 지금까지 1천755명이 사스에 걸리고 296명이 숨졌으며 사스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는 등 경제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패트릭 호(何志平) 홍콩 민정사무국 국장은 사스 감염지역에서 제외된 것을 기념하는 공식 환영행사를 거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이 사스로 생명을 잃었고 지금도 고통을 겪는 사람이 있는 마당에 정부가 환영행사를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둥젠화(董建華) 홍콩 행정장관은 "사스 감염지역에서 벗어나 정말 행복하다"면서 "사스로 희생된 분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둥 장관은 사스 감염지역 해제가 발표된 직후 사스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해 희생자들이 속출한 아파트 단지 아모이가든(淘大花園)을 방문했다.
그는 "다른 지역의 경험을 볼 때 사스는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경계심을 늦추지 말고 이번 기회에 사스를 완전히 없애자"고 당부했다.

홍콩이 사스 감염지역에서 벗어남에 따라 WHO 사스 감염지역 명단에 남아 있는 지역은 이제 베이징(北京)과 대만, 토론토로 줄어들었다.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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