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을 바꾸면 건강이 보인다] 11. 이를 악물지 말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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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일은 치아 건강의 날.

치아 건강은 물론 머리를 좋게 하고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음식을 입에 넣고 최소 30번 이상 꼭꼭 씹어먹자. 이때 치아 양쪽을 고루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턱을 괴거나 이를 악무는 습관을 버리자. 이 습관은 골프여왕 박세리 선수 등이 걸렸던 턱관절 장애를 부른다.

음식을 꼭꼭 씹어 먹으면 턱뼈가 많이 움직이면서 턱뼈가 튼튼해진다. 음식 씹기에 동원되는 근육이 발달해 목선이 예뻐지고 표정도 살아난다. 턱뼈의 기능이 떨어지면 발음이 나빠진다.

씹으면 씹을수록 입안과 치아는 건강해진다. 침이 많이 분비돼(침엔 소화효소가 많이 들어 있다) 소화도 잘 된다. 침은 우리가 먹는 음식물의 50% 이상을 소화시키며 특히 곡식은 70% 이상 소화시킨다. 침은 또 식품의 독을 없애주고, 항암작용까지 한다.

다이어트와 당뇨병 예방에도 꼭꼭 씹기가 효과적이다. 오래 씹으면 적은 양을 먹고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비만한 사람들은 보통 음식을 빠르게 먹는다.

음식을 오래 씹지 않고 삼키면 음식이 장에서 한꺼번에 소화되면서 혈당이 급격히 올라간다. 이로 인해 인슐린 분비량이 과다하게 증가하고 당뇨병 발생 위험이 커진다.

오래 씹으면 머리도 좋아진다. 씹을 때 뇌 혈류량이 증가해 기억력.학습능력이 증진되는 것.

꼭꼭 씹는 사람이 성격이 차분하고 집중력이 높다는 말이 있다. 씹는 행위 자체가 긴장을 완화시키는 것이다. 운동선수들이 자주 껌을 씹는 것도 이 때문이다(고려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홍명호 교수).

음식 오래 씹기의 효과를 높이려면 섬유질이 많이 든 딱딱한 음식을 식탁에 올려야 한다. 과일.야채는 크게 썰어 씹어먹는 게 좋다(고려대 안암병원 치과 권종진 교수).

박세리는 샷을 할 때 이를 악무는 습관이 있어 턱관절 장애가 왔고 이로 인해 심한 편두통에 시달렸다.

한국인 서너명 중 한명꼴로 턱관절에서 소리가 난다. 턱관절 장애는 잘못된 생활습관과 구강 구조에서 온다. 구부정한 자세를 하면 머리가 앞으로 나오게 되므로 턱.목 부위의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하게 된다.

질긴 음식을 자주 씹거나 턱을 괴거나 이를 악무는 습관을 가진 사람은 턱관절 장애가 오기 쉽다. 나쁜 수면자세, 손톱.연필 등을 깨무는 버릇, 이갈이 등도 턱관절 장애를 유발한다.

구강 구조의 문제(위아랫니의 치열이 고르지 않거나, 사랑니의 위치가 좋지 않거나, 치아가 빠진 채로 오랫동안 방치했거나, 충치가 있어 한쪽으로만 음식물을 씹는 경우)가 아니라면 생활습관만 고쳐도 턱관절 장애를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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