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주름이 이렇게 많았어?" 성형 붐 일으킨 '줌 스트레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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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통신망인 '줌(zoom)'을 이용해 연극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들. 기사 내용과 사진은 무관. [연합뉴스]

화상통신망인 '줌(zoom)'을 이용해 연극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들. 기사 내용과 사진은 무관. [연합뉴스]

“얼굴 주름이 부쩍 거슬려요. 일상 생활할 때는 몰랐는데 화면에선 눈에 띄더라고요.”

미국 뉴햄프셔주(州)에 사는 사라 해이스가 보톡스를 맞은 이유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전 세계적으로 미용시술과 성형수술 업계가 특수를 맞았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이런 현상의 배경에 재택근무의 증가가 있다고 분석했다. 재택근무를 하며 화상통신망인 ‘줌(Zoom)’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장시간 화면에 뜨는 자신의 얼굴을 보며 단점을 찾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베벌리힐스의 성형외과 의사 재이슨 샹파뉴는 “우리는 대화를 나누는 자신의 얼굴을 보는 일이 익숙지 않다”며 “화상회의를 하며 자신의 얼굴을 유심히 보게 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성형외과 이사인 존 멘델슨은“상담을 하면 10명 중 9명의 사람이 자신의 단점을 줌 회의를 하며 발견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보톡스나 필러 등 간단한 시술 외에도 긴 회복 기간이 필요한 수술을 받으려는 수요도 늘었다. 재택근무로 다른 사람들과 마주칠 일이 없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에 사는 리즈 디에글은 10년 전부터 가슴 수술 부작용을 겪고 있었지만 코로나19 유행을 겪으며 재수술을 결심했다. 리즈는 “회의나 출장을 갈 일이 없으니 회복 기간이 걸리는 수술을 받는데 부담이 적었다"고 말했다.

성형수술

성형수술

이상 열기의 배경에 심리적 요인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심리학자 로빈 혼스타인은 “많은 사람이 코로나19 이후 어떤 것도 통제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 시달리고 있다”며 “(시술이나 수술 결정은) 무언가를 자신이 통제하고 있다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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