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맥경화, 정맥혈전과 관계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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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마비와 뇌졸중의 원인인 동맥경화가 정맥의 혈전과 관계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옴으로써 새로운 동맥경화 예방법 연구가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파두아대학 의과대학 내과전문의 파올로 프란도니 박사는 미국의 의학전문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이유가 없는 심정맥혈전 환자는 이유가 있는 심정맥혈전 환자에 비해 동맥경화 위험이 2.5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1996-2001년 사이에 심정맥혈전으로 치료받은 환자 449명을 대상으로 몸 전체 동맥의 경화여부를 나타내는 경동맥(頸動脈) 초음파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프란도니 박사는 이는 동맥경화가 정맥혈전을 유발하거나 아니면 동맥경화와 정맥혈전이 동일한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이지만 전자의 가능성에 더 비중을 두고 싶다고 말했다.

프란도니 박사는 지금까지 학자들이 동맥경화와 정맥혈전의 연관성을 의심하지 않았던 만큼 앞으로는 이 두 현상 사이에 어떤 메커니즘이 작용하는지 그리고 콜레스테롤 강하제나 혈전차단제가 이 두 현상을 모두 막을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맥은 심장으로부터 혈액을 몸 전체로 보내는 혈관으로 흡연, 고혈압, 콜레스테롤 등의 요인에 의해 장기간에 걸쳐 경화현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혈액을 다시 심장으로 환류시키는 정맥은 혈관벽이 얇아 경화되거나 플라크가 형성되지 않는다.

그러나 수술, 암, 다리 부상, 임신, 출산, 에스트로겐 사용 등으로 정맥혈전이 형성될 수 있다. 정맥혈전의 약3분의 1은 이유를 알 수 없으며 예방법도 없다.

정맥혈전의 일부가 떨어져 나와 혈관을 돌다가 폐동맥을 막으면 치명적인 폐색전증(肺塞栓症)이 발생한다. 미국에서는 매년 6만명 이상이 폐색전증으로 사망하고 있다.

프란도니 박사의 이 연구결과에 대해 미국 뉴저지-스트래포드 의과대학 세포생물학 교수 칼 호크 박사는 혈전 형성을 차단하는 물질을 분비하는 혈관내피세포가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하고 동맥경화와 정맥혈전 환자는 모두 이 혈관내피세포 기능이 비정상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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