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도 광우병 가능성 배제 못해"

중앙일보

입력

물고기 뇌에서도 프리온 단백질이 검출됨에 따라 어류(魚類)도 소의 광우병(BSE)과 같은 질환에 걸릴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24일 독일 시사 주간지 슈피겔이 보도했다.

독일 최고 권위의 생화학연구소인 로베르트-코흐 연구소의 생물학자 미하엘 바이어 박사는 슈피겔과 한 회견을 통해 "현재로선 물고기도 광우병과 같은 '광어병(狂魚病)'에 걸릴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전적으로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바이어 박사는 실제로 광어병 위험이 있느냐를 판단하기 위해선 앞으로 물고기에도 '결함이 있는 변형된 형태의' 프리온 단백질이 나타나는 지와 이로 인해 질병이 일어날 수 있는 지 여부 등을 규명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같은 위험이 전혀 없는 것으로 규명되기 전까지는 어류 양식용 사료에 동물의 사체를 원료로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유럽연합(EU)의 규정이 유지되어야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오염된 사료를 통해 양식 연어가 감염되고 이를 먹음으로써 인간도 위험해질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바이어 박사는 뮌헨대학교 연구진과 공동으로 최근 연어와 복어의 일종인 쿠겔피쉬의 뇌에서 소의 광우병 발병과 관련이 있는 프리온 단백질을 검출해낸 바 있다.

그는 물고기 뇌 속의 프리온 단백질이 소의 것과 유사하고 복어에서는 동시에 두 종류의 프리온 단백질이 검출돼 놀라긴 했으나 물고기가 소의 광우병과 같은 '광어병(狂魚病)'에 걸리는 일은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의 경우 프리온 단백질이 이른바 변형되고 결함 있는 형태로 존재할 경우에만 광우병을 유발하게 된다고 설명한 그는 아직 물고기에서는 이같은 '감염된 단백질'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염 사료를 통한 감염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수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U의 경우 물고기 이외의 동물을 원료로 사용한 어류 사료를 금지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만약 '변형' 프리온 단백질이 물고기에도 나타난다면 이는 모든 척추동물에게 중대한 의미를 주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프리온 단백질이 동물 체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지도 밝혀내고 싶다고 말했다. (베를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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