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진료실로 의사들 찾아가면 건강이 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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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병원 소아신장센터의 조병수 교수는 틈만 나면 그가 개설한 인터넷 사이트를 찾는다. 매일 10여건씩 들어오는 질문에 답변해준 것만도 2천5백건을 넘어섰다. 2년여 전 신장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와 부모들을 위해 만든 이 사이트 방문자는 6만5천여명을 헤아린다.

사이버 상에서 환자를 만나는 의사들이 늘고 있다. 병원 홈페이지와 연계해 진료내용이나 질환정보를 소개하는 소극적 태도에서 이제는 질환 또는 주제별로 별도 사이트를 만들어 개인을 홍보하고 환자를 관리하는 의사들이 늘고 있는 것.

순천향대병원 성형외과 이민혁 교수가 1999년 개설한 유방 재건 사이트에는 유방암을 비롯한 다양한 유방질환 정보가 담겨 있다. 유방암 검사결과에 대한 사진 해설, 의사들을 위한 교육자료, 유방암환자 모임인 순유회 소식도 실려 있다. 방문자수는 지난달 말로 22만1천명을 기록했다.

성형이나 성의학 관련 사이트를 운영하는 의사도 있다. 이정 성형외과 원장은 개인 홈페이지 외에도 코와 유방 사이트를 운영한다. 병원 홈페이지가 병원 마케팅의 일환으로 의료진과 병원 소개에 치중한다면 질환 중심 사이트는 다양한 볼거리.읽을 거리를 제공함으로써 환자 이외에도 많은 일반 네티즌을 확보하고 있다.

(http://1004breast.com) 사이트의 경우 유방에 대한 인류학적.사회학적.성적 시각의 칼럼과 새로운 치료 기법, 애니메이션 등을 제공한다.

(http://sexacademy.org) 사이트는 비뇨기과.정신과.산부인과 전문의 등 의료진뿐 아니라 사회학.심리학 교수 등이 참여해 종합적인 성의학 및 성의 사회학을 다루고 있다.

여성 성기능 장애.변태의 사회학.성 폭력 등 매달 집담회에서 논의된 이슈와 성에 관련된 자료도 제공한다.

조병수 교수는 "만성 신부전증의 경우 어릴 때부터 진행돼 성인에 이르러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예방과 조기치료가 중요하다"며 "인터넷을 통한 환자 교육과 계몽에 의사들이 적극 나서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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