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 7천여명 '인간 광우병' 감염 우려

중앙일보

입력

7천명 이상의 영국인이 인간 광우병으로 불리는 변종 크로 이츠펠트-야콥병(vCJD)에 감염됐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남부 플리머스의 데리포드 병원 데이비드 힐튼 박사 연구팀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 최신호(21일자)에서 90년대 중반 이후 영국내 병원에서 절제 수술후 보관돼 온 8천318개의 편도선과 맹장을 조사한 결과 이 중 1개에서 vCJD를 유발 물질인 변형 프리온 단백질이 소량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결과를 편도선.맹장 등 장기 절제수술을 받은 10~50세의 전체 영국인에 적용할 경우 100만명 당 120명이 vCJD에 감염됐을 것으로 추산되며 전체 영국인으로 확대 추산할 경우 7천명 이상이 vCJD의 감염 위험에 노출돼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진은 그러나 8천여개의 장기중 단 1개에서만 변형 프리온 단백질이 발견돼 이같은 예측이 정확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vCJD는 광우병으로도 불리는 해면양뇌증(BSE)에 걸린 소고기를 섭취할 경우 전염되는 병으로 감염될 경우 뇌에 스펀지처럼 구멍이 뚫려 결국 죽게 된다. 최근까지 115명의 영국인이 vCJD에 감염돼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과학자들은 영국 정부가 광우병에 감염된 소를 도살하는 등 광우병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시작한 90년대 중반 이전 다수의 영국인이 vCJD에 감염됐을 것으로 보고 정확한 감염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힐튼 박사는 '이같은 연구결로 미루어 정확한 vCJD 감염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최근 절제된 편도선의 조직검사를 광범위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vCJD에 감염된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증세가 진행되고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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