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우리나라 길게 갚는 미국식 모기지론 안 좋아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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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정세균 총리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뉴스1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정세균 총리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뉴스1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30년 장기 미국식 모기지론 도입 주장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별로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1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의 미국식 모기지론 도입 주장에 “신혼희망타운 등 20~30년 모기지 가능한 상품이 있고, 최근 대출액이 2배 가까이 늘었다”면서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길게 하는 모기지를 별로 안좋아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분위기만 된다면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분위기가 미국처럼 여건이 된다면 당연히 필요하지만 우리나라의 사회적 이동이나 이사빈도, 주거문화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단, 홍 부총리는 우리나라의 사회문화적 여건이 아직 무르익지 않았다는 점을 짚으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홍 부총리는 “(모기지론과)유사한 게 정부가 발표한 지분적립형 주택”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김현미 장관은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길게 하는 모기지를 별로 안좋아하는 경향이 있다”고 잘라 말했다. 김 장관은 “장기간에 걸쳐 모기지를 갚는 방식에 대해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같은 질문에 “장기적으로 모기지를 통해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아마 나아가야 할 방향인 것 같다”면서도 “금리가 안정되고 긴 호흡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의식구조나 문화가 자연스럽게 되면 모기지론 상품을 개발하고 또 팔고 하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박수영 의원은 “부모가 월세를 살면 자녀도 월세를 살 확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월세의 대물림 현상이 지금 대한민국”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 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미국처럼 모기지론을 통해 주택을 구입하는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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