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30년 장기 미국식 모기지론 도입 주장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별로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1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의 미국식 모기지론 도입 주장에 “신혼희망타운 등 20~30년 모기지 가능한 상품이 있고, 최근 대출액이 2배 가까이 늘었다”면서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길게 하는 모기지를 별로 안좋아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분위기만 된다면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분위기가 미국처럼 여건이 된다면 당연히 필요하지만 우리나라의 사회적 이동이나 이사빈도, 주거문화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단, 홍 부총리는 우리나라의 사회문화적 여건이 아직 무르익지 않았다는 점을 짚으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홍 부총리는 “(모기지론과)유사한 게 정부가 발표한 지분적립형 주택”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김현미 장관은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길게 하는 모기지를 별로 안좋아하는 경향이 있다”고 잘라 말했다. 김 장관은 “장기간에 걸쳐 모기지를 갚는 방식에 대해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같은 질문에 “장기적으로 모기지를 통해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아마 나아가야 할 방향인 것 같다”면서도 “금리가 안정되고 긴 호흡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의식구조나 문화가 자연스럽게 되면 모기지론 상품을 개발하고 또 팔고 하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박수영 의원은 “부모가 월세를 살면 자녀도 월세를 살 확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월세의 대물림 현상이 지금 대한민국”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 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미국처럼 모기지론을 통해 주택을 구입하는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