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불행한 결혼생활 '심부전' 유발

중앙일보

입력

불행한 결혼생활이 심장의 펌프역할을 하는 부위인 좌심실 벽을 두껍게 해 그 수축기능을 저하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미국의 ABC방송 인터넷판이 20일 보도했다.

이같은 사실은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브라이언 베이커 박사가 미국 고혈압학회 제17차 연례학술회의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밝혀졌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베이커 박사는 스트레스가 심혈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103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결혼생활의 질(質)을 묻는 설문조사와 함께 24시간에 걸친 혈압측정과 좌심실의 변화를 관찰하는 초음파심음향도(心音響圖) 검사를 실시했다.

베이커 박사는 3년이 지난 후 똑같은 검사를 실시했고 그 때까지 이들의 결혼생활은 유지되고 있었다.

결과는 결혼생활이 비교적 행복한 부부는 좌심실 벽의 두께가 평균 8% 줄어든 반면 불행한 부부는 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혈압검사에서는 불행한 부부의 경우 배우자가 보는 앞에서 혈압을 측정했을 때가 배우자가 없을 때 측정했을 때 보다 혈압이 높았던 반면 행복한 부부는 이와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베이커 박사는 이는 결혼생활의 질이 당사자들의 혈압에 질적-양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불행한 부부가 심장의 좌심실 벽이 두꺼워진 것은 혈압 상승 때문으로 보인다고 베이커 박사는 결론을 내렸다.

좌심실은 심장으로부터 혈액을 전신에 펌프질 해 주는 중요한 심장부위로 좌심실 벽이 비대해지면 수축기능이 저하돼 심부전이 유발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