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한방] 태음인의 뱃살 관리

중앙일보

입력

최근 의학계에서 뱃살을 돌연사의 주범이 되는 '침묵의 살인자'라고 규정하며 경고의 수위를 높이자 한동안 '넉넉한 허리 품이 인격'이라는 농담으로 아랫배를 자랑삼던 이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한방에서 뱃살은 소화기가 발달하고 저장능력이 뛰어난 태음인의 특징이다. '물만 먹어도 살찌는 체질''밥 냄새에도 살이 붙는 체질'이 바로 태음인 체질이다.

중년이 되면서 허리띠가 늘어나는 이유는 배의 안쪽에 존재하는 수백만개의 지방세포에 지방이 가득 차면서 하나 하나의 사이즈가 두세배 늘어나 배 둘레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때 윗몸 일으키기로 복부를 단련시키면 뱃살이 빠질 것이라는 오해를 하는데 배 운동을 한다고 뱃속 지방세포가 근육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단지 운동으로 열량을 소비한 만큼 에너지가 소비될 따름이다. 그러나 윗몸 일으키기는 지방 에너지의 소비라는 측면에서 효과적이지 못하다.

지방의 소비는 우리 몸의 근육 중 적근(赤筋)을 사용할 때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적근의 분포가 많은 다리 근육을 사용하는 운동이 효율적이다.

따라서 뱃살을 없애려면 다리 근육을 알맞은 강도로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자신의 최대 심박수(220-나이)의 60% 강도에서 시작해 차츰 80%까지 늘리면 된다.

그러나 운동 중 맥박을 재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쉽게 생각해서 뛰는 것보다는 걷는 것이 좋고, 걷는 속도는 옆사람과 이야기를 하는데 숨이 차지 않을 정도면 적당하다.

운동 시간은 최소 30분은 되어야하며 1시간 정도면 지방을 연소시키기에 충분하다.

한방 비만 클리닉에서는 복부나 하체의 지방을 분해하는 약을 투입하며 분해된 지방을 연소시키는 유산소 운동을 병행한다.

한약으로는 의이인(율무).갈근(칡).나복자가 포함된 처방을 많이 사용한다. 율무와 칡은 평소 차(茶)처럼 마시면 도움이 된다.

한약만으로도 지방의 소비를 늘려 뱃살을 줄일 수 있지만 적당한 운동을 병행해 적근을 유지.증가시키는 것이 감량후 다시 체중이 느는 요요현상을 방지하는 가장 확실한 안전장치다.

손영태 몸앤맘 한의원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