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역풍 맞았던 세일·쿠폰…경기 살리기 급한 정부 다시 꺼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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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중단했던 8대 소비쿠폰, 세일ㆍ관광 행사를 재개한다.

16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이런 방향의 ‘고용ㆍ소비동향 점검 및 중점 대응 방향’이 논의됐다. 홍 부총리는 “방역 1단계에 맞춰 경기 회복과 고용 회복 기회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경제정책의 탄력 조정과 신속 실행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먼저 소비쿠폰과 연계한 내수 활력 패키지 추진 재개를 다시 모색하려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8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중단했던 8대 소비쿠폰 지원을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다만 재개 시점과 행사 추진 방향, 방역 보완책은 확정하지 않았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이날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방역 당국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재개 시기, 방역 보완 방안 등을 결정하고 코리아 세일 페스타, 크리스마스 계기 중소기업ㆍ전통시장 소비행사, 외식ㆍ관광ㆍ문화 등 분야별 행사와 연계해 내수 활력 패키지 지원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전환 사흘째인 지난 14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가 점심 식사를 위해 이동하는 직장인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전환 사흘째인 지난 14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가 점심 식사를 위해 이동하는 직장인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다음 달 1~15일 열린다. 외식ㆍ관광ㆍ문화 등 분야별 소비쿠폰 등 각종 할인 행사도 병행한다. 김 차관은 “소비쿠폰 효과는 편성된 예산이 어느 정도 집행되느냐가 관건인데, 지급 요건 완화 등을 통해서 예산을 차질 없이 집행할 계획”이라며 “예를 들어 외식 쿠폰 같은 경우 5번 식사를 하면 1번 더 인센티브(포인트)를 주는 그런 방식으로 당초 설계를 했는데, (연말까지 남은) 기간이 좀 짧기 때문에 (인센티브를 주는) 횟수를 5번에서 좀 더 줄이려는 논의가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지난 8월 외식, 영화 관람, 국내 관광 등을 할 때 각종 할인 쿠폰을 지원하는 8대 소비쿠폰을 추진하다가 역풍을 맞았다. 코로나 19 재확산에 각종 행사를 중단했고, 코로나 19가 확실히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나서 대면 소비를 부추기는 행사를 진행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오른쪽)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서비스산업 자문단 2차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뉴스1]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오른쪽)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서비스산업 자문단 2차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뉴스1]

하지만 불과 2개월 만에 정부는 서둘러 “행사 재개”를 선언했다. 연말 3차 확산 위험이 여전한 상황에서다. 소비ㆍ고용 등 경기 지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데 따른 조급함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홍 부총리 발언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이번 주초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만큼 이제 경기와 고용 개선 추동력을 확 높여나갈 필요가 있다”며 “과거와 달리 코로나 위기는 취업 유발 효과가 높은 서비스업 중심으로 타격을 주고 있어 고용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소비 등 내수 회복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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