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트로겐, 심장병 예방 효과 확실

중앙일보

입력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폐경여성들에게 나타날 위험이 높은 심장비대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코넬대학의 마이클 코틀리코프 박사는 영국의 의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에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다른 목적의 동물실험을 진행하다가 우연히 이같은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코틀리코프 박사는 FKBP-12.6이라는 단백질이 심근(心筋)의 수축-이완작용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심장세포의 칼슘의 분비량을 조절한다는 사실과 이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에 결함이 발생할 경우 수컷 쥐는 심장비대증이 나타나는데 반해 암컷쥐는 심장이 정상기능을 유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암컷 쥐의 이러한 특이한 현상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때문일 것으로 판단하고 유전자 결함 암컷 쥐에 에스트로겐을 차단하는 유방암 치료제인 타목시펜을 투여하자 수컷 쥐와 유사한 심장비대 현상이 나타났다고 코틀리코프 박사는 밝혔다.

코틀리코프 박사는 이 결과는 여성들이 폐경 후 심장비대증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틀리코프 박사는 심장비대증은 고혈압, 심장마비에 의한 심근손상, 심장판막의 기능장애 등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밝히고 에스트로겐이 심장비대증 유발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버몬트대학의 마크 넬슨 박사는 논평을 통해 FKBP-12.6 단백질의 결여가 혈압에 미치는 영향을 에스트로겐이 해소시키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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