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격투기 붐 지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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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격투기 대회인 스피릿MC 2차대회 '투혼'이 11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다.

스피릿MC는 지난 4월 1차대회에서 깜짝 흥행을 성공시켜 국내에 이종격투기 붐을 일으킨 대회다. 이 영향으로 십여개의 이종격투기 기구와 대회가 생겼고, 3천만원에서 5천만원에 이르는 파격적인 상금 때문에 아마추어 격투기 선수들이 이종격투기로 전향하는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국내 굴지의 연예 기획사도 투자를 하는 등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된 이종격투기는 그러나 이후 흥행에서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일부 기구는 출범과 동시에 도산했고, 대전료를 주지 못한 일도 있었다.

TV로 해외 이종격투기에 익숙한 팬들이 국내 선수들의 기량에 만족하지 못했고, 대회 난립으로 우수 선수가 분산됐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대회는 국내 이종격투기의 진로를 가늠할 무대로 보인다. 이 대회에는 교도소에서 복싱에 입문, 헤비급 유망주로 주목받다가 이종격투기로 전환한 '한국의 타이슨' 서철과 이종격투기 만화가 유태랑이 직접 링에 등장해 뛴다. 유료 입장수입의 1%와 참가 선수 상금의 일정액을 장애인단체인 정립회관에 기부하는 등 경기 외적인 면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러나 1만4천석인 잠실체육관을 채울 수 있을지, 부쩍 높아진 팬들의 눈높이를 선수들이 만족시킬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한편 11월 1일에는 외국 선수들이 출전하는 KOKING, 12월에는 스피릿 MC 그랑프리에 이어 WKF.네오파이트.스트라이킥 등 대회가 잇따라 벌어진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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