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자수가 계속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10일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국내에서 333명의 에이즈 감염자가 추가로 확인돼 전체 감염자수(누계)가 1천613명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신규 감염자수는 2000년(219명)에 비해 52%나 늘어난 것으로, 2000년의99년(186명) 대비 증가율(17.7%)과 비교하면 증가속도가 3배로 빨라졌다.
감염자 가운데 지난해 환자로 전환된 경우는 42명이고, 기존의 환자를 포함해모두 58명이 사망, 12월말 현재 1천269명의 에이즈 감염자가 생존해 있다고 보건원은 설명했다.
지난해 신규 감염자 중 298명이 남자로 90%를 차지했다. 증가율면에서 남자는전년(194명)보다 54%나 늘어난 데 비해 여자는 25명에서 35명으로 40%(10명)에 그쳤다.
연령별로는 10대 신규 감염자가 2000년 1명에서 지난해 6명으로 늘었고 그밖에 50대가 23명에서 52명으로 126%, 60대가 10명에서 22명으로 120%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성접촉에 의한 것으로 경로가 확인된 신규 감염자 중 `동성간'이 2000년 58명에서 지난해 70명으로 21% 늘어났고 `이성간'은 119명에서 133명으로 12% 증가했다.
역학조사를 통해 감염경로가 확인된 1천335명 중 97%(1천293명)는 `성접촉'이었고 나머지는 ▲수혈 및 혈액제제 38명(95년 이전 발생) ▲부모로부터 태아로 옮겨진 수직감염 2명 ▲약물주사 2명 등이었다.
보건원의 이종구 방역과장은 "20대와 30대를 중심으로 성접촉에 의한 에이즈 감염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전연령층을 대상으로 콘돔 사용을 적극 홍보할 게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