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성경화증 원인 '바이러스' 때문

중앙일보

입력

아주 흔한 바이러스인 엡스타인-바르 바이러스가 자가면역 신경질환으로 알려진 다발성경화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대대학 보건대학의 알베르토 아스체리오 박사는 엡스타인-바르 바이러스 항체의 혈중수치가 높은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다발성경화증 위험이 4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아스체리오 박사는 1989년에 시작된 하버드 간호사 건강조사에 참여하고 있는 여성 6만2천439명을 대상으로 1989-90년과 1996-99년에 실시된 혈액검사 결과와 다발성경화증 발병 여부를 추적조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엡스타인-바르 바이러스는 헤르페스(疱疹)계열에 속하며 이른바 '입맞춤 병'이라고 불리는 단핵세포증을 일으킨다. 이 바이러스는 일부 신경질환, 암과도 연관이 있으나 미국 성인의 경우 40세가 될 때 까지 95%가 감염되는 매우 흔한 바이러스이다.

아스체리오 박사는 대개 어린 시절에 이 바이러스에 노출되며 증상은 나타나지 않으나 이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는 성인이 된 뒤에도 남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다발성경화증학회의 니컬러스 라로카 박사는 엡스타인-바르 바이러스와 다발성경화증 사이의 통계상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는 하지만 이 바이러스가 반드시 다발성경화증의 원인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논평했다. (시카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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