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피임약 성욕 저하시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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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구피임약이 여성의 성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후각을 저하시키는 부작용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오스페달레 밤비노대학 의과대학 부인과 전문의 살바토레 카루소 박사는 미국의 의학전문지 '인간생식'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경구피임약은 후각을 둔화시키며 이는 성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카루소 박사는 경구피임약을 복용하지 않는 여성 60명을 대상으로 월경주기 중간중간에 6가지 냄새를 맡는 능력을 시험한 결과 임신 가능성이 가장 큰 시기인 배란을 전후해 후각이 가장 예민한 것으로 밝혀졌다.

카루소 박사는 이들에게 3개월 동안 경구피임약을 복용하게 하고 후각 테스트를다시 실시했다.

그 결과 피임약을 복용하지 않았을 때 배란기가 되면 후각이 예민해지던 현상이 사라져 버렸다.

카루소 박사는 여성의 성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후각도 그 중 하나라고 밝히고 후각과 성욕이 연관이 있다는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윌리엄 보먼트 병원의 생식내분비 전문의 데이비드 브린턴 박사는 후각이 없는 여성은 난소의 활동도 없다고 밝히고 이는 후각과 난소를 관장하는 뇌 부위가 매우 가깝게 위치하고 있어서 한 쪽이 잘못되면 다른 쪽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뉴 멕시코 대학의 심리학 교수 스티브 갠지스태드 박사는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은 남성의 냄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고 밝히고 있다.(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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