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균 오염 음식물, 요로감염증 일으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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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광, 수뇨관, 요도, 콩팥에 염증이 발생하는 요로감염증은 흔한 병이다. 주로 요도가 세균에 감염됨으로써 발생하는 방광염같은 것은 특히 흔하다.

한 종류의 대장균에 오염된 음식물이 요로감염증의 새로운 한 원인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 세균은 소화관속에서 정상적으로 살면서 장질환과 요로감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부패한 음식물에서 나오는 대장균이 소화기계 질환을 자주 일으키는 것인 한편으로 요로감염증은 대부분 환자가 자신의 대변과 무심코 접촉함으로써 유발된다고 의사들은 지금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이 새 연구를 수행한 과학자들은 한 단일한, 발생학적으로 동일한 종류의 대장균이 캘리포니아, 미시건, 미네소타주의 여성들의 요로감염증의 발병에 책임이 있음을 알아냈다.

이 세 주에서 발견된 세균이 똑같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 세균들이 동일한 원인으로부터 유래했을 것이라고 추측하는데, 가장 유력한 원인이 음식물이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에서 이루어진 조사는 302명의 환자들을 분석한 것으로서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의 10월 첫 주일자에 실렸다. 연구책임자인 에이미 맨지스(Amee R. Manges)씨는, "놀라운 결과다.

피조사자들은 서로 다른 곳에 사는 다양한 여성들인데도 그 세균은 대다수가 같은 것으로 밝혀졌으니 말이다. 우리는 그런 결과가 나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라고 말한다.

요로감염증은 특히 여성에게 흔하며 오줌을 눌 때 아프게(배뇨통) 하고 오줌이 자주 마렵게(빈뇨) 하는 병이다.

요로감염증의 약 90퍼센트는 대장균이 일으키고 이 균은 염증을 없애기 위해서 사용하는 항생제에 대해서 점점 면역성을 가지게 된다. 이것을 균이 약물에 대해서 내성을 나타낸다고 말한다.

맨지스팀은 버클리의 보건센터에서 염증치료를 받는 여성들로부터 4개월간에 걸쳐서 오줌을 받아서 그 오줌표본들을 미네소타대 보건센터와 미시건대 보건센터에서 채취한 오줌들과 비교했다.

연구자들은 흔한 항생제인 트라이메소프림-설퍼메속사졸(trimethoprim-sulfamethoxazole: 상품명 백트림(Bactrim) 또는 셒트러(Septra)에 내성을 가진 대장균류가 일으킨 염증을 특별히 조사했다.

그랬더니, 버클리에서 나온 내성 염증의 51%와 미시건에서 나온 내성 염증의 38%와 미네소타에서 나온 내성 염증의 39%를 동일한 종류의 대장균이 일으킨 것이 발견되었다.

맨지스팀은 한 편으로는 캘리포니아에서 건강한 사람들을 검사하기도 했는데 남녀모두가 그 종류의 대장균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이 연구논문이 발표될 때 이 연구를 다룬 논설을 동시에 게재한 워싱턴의대(Univ. of Washington School of Medicine)의 월터 스탬(Walter E. Stamm)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이것은 첫 걸음이다. 만일 이 대장균이 더 널리 퍼져 있다면 이 대장균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더 진전된 연구들이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이 대장균의 출처를 추적한 결과 이 대장균이 하나의 출처 또는 몇 가지의 출처로부터 나온 것으로 귀결된다면, 우리는 그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발견된 사례와는 다르지만 내성을 가진 한 대장균이 일으킨 유일한 요로감염증이 1980년대에 런던에서 발견된 적이 있다. 그 때는 발병의 원인이 알려지지 않았다.

맨지스씨는 미국에서 발생한 사례의 원인을 추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다음은 맨지스씨가 하는 말이다. "우리가 다음 단계로 할 연구는 생활양식과 식습관을 추적하는 대규모의 연구를 포함하고 그리고 그 대장균이 실제로 음식물을 통해서 감염되는 지를 결정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기타 여러 가지 검사를 포함하는 것이 될 겁니다. 우리의 연구는 논리적으로 가장 설득력이 있는 연구지만 좀더 많은 증거를 수집해야 합니다."

방광염에 잘 걸리는 사람들은 자신의 대변에서 나온 대장균에 자가감염되지 않도록 손을 깨끗이하는데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의사들은 말해왔는데, 먹을 것을 통해 들어온 세균이 요로감염증을 일으킨다면 우리는 이제 무엇을 마음놓고 먹을 수 있을 것인가? (이 기사는 Associated Press가 10월 3일 MSNBC에 제공한 기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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