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 막걸리 나왔다… 1년이상 장기보관 가능

중앙일보

입력

지난 1992년 캔 막걸리를 개발해 화제가 됐던 강원도 횡성군 횡성읍 고려양조공업주식회사 회장 조천영(趙天永·55)씨가 우여곡절 끝에 최근 음료성 캔 막걸리 ‘아이캔(I Can)’을 출시했다.캔 막걸리 개발후 9년만이다.

각종 음료를 OEM(주문자상표부착)으로 생산했던 조씨는 친구의 권유로 1년동안 연구끝에 캔 막걸리를 개발했다.

캔 막걸리는 완전히 익은 술을 진공 캔 속에 넣어 더이상 발효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1년이상 장기 보관이 가능한 것으로 일반 막걸리가 유통과정에서 완숙되도록 된 것과 차별화된다.

그러나 당시에는 신규 제조면허가 금지된데다 판매지역 제한 규정에 묶여 위탁생산도 불가능했다.

미국 교포가 수출 신용장을 보내왔지만 응할 수가 없었다.중국에 공장을 세우자는 제의도 있었으나 포기했다.

조씨는 ‘막걸리의 제조 및 장기저장 방법’으로 95년 6월 특허를 받았으나 회사가 쓰러지는 아픔을 맛보아야했다.

신규 주류제조면허를 받는데 도움이 될까싶어 당시 유력 중견그룹 산하 기업에 편입했으나 그 회사가 부도로 무너지면서 조씨의 회사도 은행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조씨는 포기하지 않았다.가동을 멈춘 공장을 일주일마다 찾아 기계를 닦고 기름칠을 하는 등 돌봤다.은행측도 호의적이었다.

조씨는 4년만인 1999년 어렵게 자금을 마련해 새 법인을 만들고 경매를 통해 회사를 다시 인수했다.

지난해 규제가 풀리면서 탁주와 약주에 대한 주류제조면허도 받았다.올해 지역제한판매 규정도 없어져 생산을 시작했다.

조씨는 기존의 막걸리로는 승부하기 어렵다고 판단,돗수가 맥주와 비슷한 4도짜리 저알콜 막걸리에 약간의 탄산가스를 주입했다.젊은이들의 기호를 맞추기 위해서다.

대학에 다니는 아들과 딸을 통해 무난하다는 반응을 얻었다.등산로와 테니스장 등의 시음에서도 반응이 좋아 지역판매망을 확충하고 있다.

조씨는 “캔 막걸리가 남아도는 쌀 소비 촉진에도 큰 몫을 할 것”이라며 기대에 부풀어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