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조사 한국인 건강수명 65세

중앙일보

입력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수명이 일본에 비해 9.5세나 짧은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수명은 평균수명에서 질병을 앓은 기간을 제외한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해를 기준으로 해 1백91개 국가의 건강수명 순위를 처음으로 집계한 결과 한국은 65세(남자 62.3세, 여자 67.7세)로 51위였다.

이는 1위를 차지한 일본의 74.5세와 비교할 때 9.5세나 낮은 수치다.

국내총생산(GDP) 기준, OECD국가중 10위인 우리의 경제력에 비춰볼 때 건강수명 51위는 부끄러운 수치다. 국가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한 국가적.국민적 대처가 절실한 것이다.

WHO 자료를 토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주요 20개국 가운데 순위를 보면 한국은 헝가리만을 제친 19위로 나타났다.

주요 20개국의 건강수명은 평균 70.7세로 우리보다 5.7세가 많다.

한국의 건강수명은 안도라(10위).아이슬란드(19위).칠레(32위).쿠바(33위) 등 우리보다 경제력이 약한 국가보다 낮았다.

일본 외에 건강수명이 긴 나라는 호주(73.2세).프랑스(73.1세).스웨덴(73.0세) 등이다.

또한 일본 후생노동성이 최근 발표한 2000년 일본인의 평균수명은 남자 77.6세, 여자 84.6세로 세계 최고였다.

반면 우리 통계청이 7월 발표한 한국인의 평균수명(1999년 기준)은 남자 71.7세, 여자 79.2세로 일본보다 남자는 5.9세, 여자는 5.4세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우덕 박사는 "한국과 일본의 유전적 특성이 비슷함을 감안할 때 열악한 국내 보건수준을 단적으로 드러낸 증거" 라고 말했다.

암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다고 가정해도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남자 4.7년, 여자 2.5년 연장에 그치며 교통사고 사망자가 없다 해도 남자 1.2년, 여자 0.4년 연장에 그치는 만큼 수명 5년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것.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안윤옥 교수는 "간암의 경우 일본에서는 조기 발견 및 예방노력 강화로 평균 발병 연령이 67세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55세로 12년이나 빠르다" 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우리 경제력과 교육수준 등을 감안할 때 평균수명은 최소 1~2년, 건강수명은 4~5년 이상 높아야 한다" 며 "특히 일본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국가적 노력이 시급하다" 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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