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이어 남편도…80대 부부 코로나로 나흘 간격으로 숨져

중앙일보

입력

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코로나 검사를 마친 한 노인을 구급차에 탑승시키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코로나 검사를 마친 한 노인을 구급차에 탑승시키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치료를 받던 80대 부부가 4일 간격으로 숨졌다. 이 부부의 딸도 코로나19로 생활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8일 경기도와 용인시 등에 따르면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던 A씨(80대·용인시·용인시 268번 확진자)가 지난 7일 숨졌다. A씨는 코로나19로 인한 폐렴 등으로 인한 급성호흡곤란증후군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내에 이어 4일 만에 남편도 숨져 

A씨의 아내 B씨(80대·용인시·수원시 152번 확진자)도 지난 3일 아주대병원에서 숨졌다. B씨도 코로나19로 인한 폐렴 등이 사망 원인으로 추정됐다. 아내가 사망한 지 4일 만에 남편까지 사망한 것이다. 이들 부부의 딸인 40대(용인시·수원시 153번 확진자)도 현재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해 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이들 가족은 코로나19 감염은  B씨가 지난달 10일부터 발열과 기침, 호흡곤란 등 이상 증상을 보이면서 시작됐다. B씨는 같은 달 21일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 선별진료소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와 이들 부부의 딸은 별다른 증상이 없었지만 B씨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검사를 받았다가 함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의 감염 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A씨와 B씨는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상태가 빠르게 악화하면서 결국 숨졌다. 평생 해로(偕老)했지만 각각 아주대병원과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으로 떨어져 사망했다. 각자 다른 지역에서 확진 판정을 받고 사망한 지역도 다른 탓에 화장도 수원시와 용인시에서 각각 했다. 이들과 함께 확진 판정을 받았던 딸은 부모님의 장례식도 참석하지 못했다. A씨와 B씨 부부의 사망으로 경기지역 코로나19 사망자도 46명으로 늘었다.

경기도 전날 확진자 31명, 지역감염 여전 

경기도에서 코로나19는 여전히 확산하고 있다. 전날부터 이날 0시까지 3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만 3687명이다. 성남시에선 수정구에 있는 섬유회사 직원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서 방역 당국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회를 출입하는 한 언론사 취재기자가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국회 본청 일부 공간과 소통관, 의원회관 일부 층 등이 다시 폐쇄됐다.   연합뉴스

국회를 출입하는 한 언론사 취재기자가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국회 본청 일부 공간과 소통관, 의원회관 일부 층 등이 다시 폐쇄됐다. 연합뉴스

온라인 산악카페에서 만났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들도 동두천과 수원·군포 등에서 나왔다. 이들은 온라인 모임에서 만나 지난달 29일과 30일 안양시에 있는 삼성산을 등반한 뒤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재까지 서울과 경기도 등에서 모두 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김포시에선 걸포동에 사는 일가족과 학습지 교사 등 5명에 이어 이 일가족 중 C양(김포 128번 확진자)와 같은 유치원에 다니는 원생 2명과 학부모 등 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관련 확진자가 8명으로 늘어났다.

경기지역 병상 수는 전체 604개 중 480개를 사용해 병상 가동률은 79.4%다. 경증환자를 치료하는 생활치료센터(4곳) 가동률은 45.7%다. 그러나 중환자 치료 병상은 여전히 부족하다. 고령층 확진자가 늘면서 도내 병원에 확보한 코로나19 중환자 치료 병상 34개는 현재 모두 소진돼 가용 병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주(8월 24일∼9월 6일) 도내 확진자 중 60세 이상 고령층 비율을 보면 최근 1주(8월 31∼9월 6일)간은 25.4%(전체 확진자 386명 중 98명), 그 직전 1주(8월 24∼30일)간은 29.5%(전체 확진자 620명 중 183명)로 평균 27.9%에 달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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