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비행 폐혈전과 연관 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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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하는 거리가 길수록 폐혈전에 의한 폐색전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파리대학의 스티븐 보론 박사는 미국의 의학전문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1993년 11월에서 2000년 12월까지 파리의 샤를 드골 공항에 내린 1억3천530명의 승객중 공항에서 앰블런스에 실려간 승객들을 조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보론 박사는 이들중 공항에서 폐색전증으로 앰블런스에 실려간 승객은 모두 56명이었으며 비행거리가 5천km 미만인 승객 9천800만명 중에서는 폐색전증 환자가 단 한 명 발생했고 미국-프랑스간 항공노선 포함, 비행거리가 5천km가 넘는 승객은 100만명당 1.5명, 호주-페루-베트남에서 프랑스까지의 노선인 비행거리가 1만km를 넘는 승객은 100만명당 4.8명의 폐색전증 환자가 각각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비행거리가 길수록 폐색전증 위험은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공항에 도착한지 몇시간 또는 일주일 뒤 폐색전증이 나타난 승객들도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실제 환자 발생률은 이 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고 보론 박사는 말했다.

이에 대해 듀크대학의 빅토 팹슨 박사는 이 조사는 폐혈전 환자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폐색전증에 앞서 발생하는 다리의 심정맥혈전 환자까지 치면 전체적인수자는 3-4배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론 박사는 폐색전증 환자들의 말을 들어 보면 비행중 몸을 움직이지 않고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고 말하고 비행중 자리에서 일어나 비행기 통로를 왔다갔다 할 수 없다면 자리에서 무릎을 가슴까지 올렸다 내려서 다리를 뻗는 운동이라도 하라고 권고했다. 빗장다리 자세는 금물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보론 박사는 걷거나 돌아다닐 때는 다리근육이 다리정맥에 압박을 가해 혈액을 다시 심장으로 되돌려 보내지만 앉은 자세로 전혀 몸을 움직이지 않을 때는 정맥혈을 심장으로 되돌려 보내는 다리근육 펌프기능이 제대로 또는 전혀 작동하지 못해 혈전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보론 박사는 또 기내의 희박한 공기도 혈액이 쉽게 응혈되게 만들며 또 비행중 충분한 수분 공급을 하지 않으면 혈액이 묽어진다고 말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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