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소연 시켜줘요" 온몸으로 '하소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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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로배우 하소연씨

"검토해 보고 연락할게요."

연예인이 되겠다고 무턱대고 기획사를 찾는 10대들을 돌려세울 때 가장 흔히 하는 말. 그러나 물론 절대 연락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인터넷 캐스팅 등이 발달해 직접 기획사를 찾아와 떼를 쓰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신 유명 기획사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일주일에 약 200명의 지망생이 프로필 사진을 보내온다. 한 캐스팅 매니저의 말.

"200개 중 1~2개를 빼고는 모두 업계 말로 '진상'(형편없다는 뜻)입니다. 그나마 한두 명도 불러서 실물을 보면 실망스러울 때가 대부분이죠. 때문에 직접 나가서 캐스팅을 합니다."

연예인이 되겠다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요즘 여성들은 50% 이상 자신이 뜰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미디어가 만들어 낸 환상이 개인을 착각하게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모델이 되겠다는 10대들은 얼굴이 좀 '약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근엔 모델도 얼굴이 예뻐야 시작할 수 있다. 조영애 모델라인 팀장은 "안 될 것 같은 지망생들에겐 공부 열심히 해서 성공하라고 조언한다"고 귀띔했다.

에로배우가 되겠다는 여성들도 적지 않다. 16??에로영화 제작사 클릭엔터테인먼트의 이승수 대표는 "한 달에 10명씩 에로배우 지망생이 찾아오는데 대부분 얼굴 몸매 모두 형편없기 일쑤"라면서 "솔직히 안 되겠다고 해도 몸매 한번 봐달라며 옷을 벗으며 떼쓰는 여자도 많다"고 털어놨다. 대부분 고교 졸업 후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여성들이나 술집 등 유흥업 종사자들이며 때론 겁없는 10대들이 찾아오기도 한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한 대형 기획사 소속 매니저는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던졌다.

"요즘은 기획사 대표가 직접 미는 애만 떠요. 누가 어떤 기획사 사장이랑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소문 많잖아요. 그만큼 작정하고 밀어줘야 스타가 된다는 뜻일 겁니다. 스타 만드는 데 돈도 많이 들고요."

일간스포츠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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