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입을 막기 위해 북·중 국경 1km 이내로 접근하는 사람에겐 “이유를 불문하고 발포해 사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중화권 인터넷 매체 둬웨이(多維)가 지난 28일 보도했다.
北 사회안전부 요원들에게 실탄 지급 #“적들이 국경 통해 코로나 침투 시도” #코로나 종식 때까지 국경 전체에 적용 #평양 청년절 야외공연 개최와는 대조적
둬웨이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최근 보도를 인용해 지난 8월 초 사상 유례없는 홍수 피해를 본 북한이 여전히 외부 지원을 거절하면서도 코로나 방역에 대한 고도의 경계심은 전혀 풀지 않은 채 오히려 방역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RFA는 함경북도 한 소식통의 말을 빌려 지난 26일 오전 함북 회령시 사회안전부에서 긴급 포고문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포고문 내용은 “일단 어떤 사람이든 북·중 변경 지역의 1km 이내로 접근하는 사람은 이유를 불문하고 발포해 사살하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포고문은 이 같은 지시는 북·중 국경 지역 전체에 해당하며, 유효 기간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소멸하는 때까지라고 적시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사회안전부 요원은 왜 지금 이 시점에 이런 강화된 조치를 취하는가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북한 사회안전부 요원은 현재 북한은 코로나가 발생하지 않은 유일한 국가인데 적들이 변경 지역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북한 내부에 침투시키려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조치를 취한다고 말했다.
포고문은 변경 지역을 지키는 북한 안전원(경찰)에게 실탄이 지급됐으며 북한 사회안전부 관리들이 주민을 모아놓고 포고문 내용을 직접 낭독했다고 RFA는 전했다. 둬웨이는 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자력갱생과 함께 코로나 확산 경계를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와는 달리 지난 28일 청년절을 맞아 평양 한복판에서 개최한 ‘청춘들아 받들자 우리 당을’ 행사에서는 참가자 상당수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공연엔 북한 청년 중앙예술선전대와 전국 예술인, 예술교육 부문 교원과 학생이 대거 참가했는데 공연 직후 열린 무도회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춤을 추는 모습이 포착됐으며 무대 위 출연자들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