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원주 하루 만에 16명 확진…제각각 감염에 방역당국 비상

중앙일보

입력

최근 강원 원주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자 지난 21일 원주시보건소 선별진료소가 검사 대기자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강원 원주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자 지난 21일 원주시보건소 선별진료소가 검사 대기자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 원주에서 하루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6명이나 발생해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원주는 열흘 새 무려 65명이 감염돼 역학조사 인원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n차 감염' 확산에 동선 공개 범위 확대 #역학조사팀 인원도 30명으로 늘려 진행

 25일 원주시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원주공고 학생 1명과 원주삼육초교 학생 1명을 비롯해 원주에서만 16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이들은 한 곳이 아닌 교회, 체조센터 등 여러 곳에서 제각각 발생해 방역당국이 감염 경로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창묵 원주시장은 이날 오전 긴급 브리핑을 통해 “추가 확진자 16명은 특정한 곳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제각각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정확한 감염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원주시는 현재 먼저 확인된 확진자의 동선을 토대로 접촉자 등을 상대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우선 지난 19일 확진 학생이 등교한 삼육초교 1·6학년생과 교직원을 전수 검사할 계획이다. 원주공고는 지난 15일부터 방학에 들어가 전수 검사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원 시장은 “지난 신천지발 코로나19와 달리 무서운 확산세를 보이는 점을 고려해 질병관리본부에 시 입장을 통보하고, 확진자의 모든 동선을 최대한 신속하게 공개하겠다”고 설명했다. 원주시는 신속한 동선 파악을 위해 역학조사팀 인원을 30명까지 늘리는 등 코로나19 상황에 행정력을 최우선 투입하기로 했다.

지난 21일 강원 원주시 개운동 명륜초등학교의 굳게 닫힌 교문 위로 '코로나로 인해 출입금지' 팻말이 붙어있다.   이 학교는 병설유치원 교사가 이날 새벽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2주 동안 온라인수업을 진행한다. 연합뉴스

지난 21일 강원 원주시 개운동 명륜초등학교의 굳게 닫힌 교문 위로 '코로나로 인해 출입금지' 팻말이 붙어있다. 이 학교는 병설유치원 교사가 이날 새벽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2주 동안 온라인수업을 진행한다. 연합뉴스

 원주시는 그동안 신원이 특정되지 않는 접촉자가 있는 경우만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해왔다. 하지만 무실동 체조센터발 감염이 확산하는 등 ‘n차 감염’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퍼지자 동선 비공개 지침을 완벽하게 지키기 어렵다고 보고 동선을 최대한 공개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원 시장은 “확진자가 방문한 교회나 체육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을 대상으로 예배 참석자와 이용자 명단을 확보해 진단검사를 독려하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검사가 완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원주지역은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음압병실이 이미 포화 상태다. 이 때문에 추가 확진자를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원주시는 원주의료원 응급실 폐쇄를 통해 30병상을 추가로 확보하고 경증환자 수용을 위한 코호트 격리시설(생활치료센터) 구축 방안을 협의 중이다.

 원 시장은 “강원대병원과 속초의료원에 있는 병상도 최대한 빨리 확보하고 병상이 확보될 때까지 자가격리 상태에서 전화로 증상을 확인하는 등 관리하겠다”고 설명했다.

원주=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