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의료시대 현장을 가다] 치아 설측 교정

중앙일보

입력

교정장치가 눈에 띄지 않게 비뚤어진 치열을 교정할 순 없을까.

치아 안쪽으로 교정장치를 부착해 치열을 바로 잡는 설측(舌側) 교정이 각광받고 있다. 1990년대 중반 국내 의료계에 처음 도입돼 현재 교정전문 치과 병.의원에서 널리 시술 중이다.

설측 교정의 최대 장점은 미용효과. 교정기간 동안 치아 바깥으로 철사와 브라켓(치아표면에 붙이는 교정장치)이 노출돼 보기 흉한 일반 교정치료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입술이 두툼하게 앞으로 튀어나온 사람도 설측 교정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일반 교정장치는 입술을 바깥으로 밀어내므로 더욱 입술이 튀어나와 보이게 만들기 때문. 교정장치를 떼어낸 후 치아가 탈색되더라도 눈에 띄지 않는 것도 장점. 드물지만 일반 교정치료의 경우 치료 후 탈색 부위가 남아 있을 수 있다.

새이치과 백철호 원장은 "설측 교정은 연예인이나 사업가 등 대인관계가 중요한 사람에게 바람직한 교정방식이지만 미용효과가 뛰어나 최근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들도 자주 찾고 있다" 고 말했다.

그러나 단점도 많다. 치아 안쪽에 부착된 교정장치가 혀놀림을 방해하므로 발음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ㅅ.ㄷ.ㅌ' 발음이 어렵다.

치료기간이 길어지는 것도 단점. 백원장은 "설측 교정은 치아 안쪽의 좁은 공간에서 비뚤어진 치아를 잡아당겨야 하므로 시간이 오래 걸린다" 며 "일반교정이 평균 2년 정도 걸린다면 설측 교정은 2년 2개월 정도 소요된다" 고 말했다.

치료비용도 비싸다. 일반 교정이 모두 5백만원 가량 소요된다면 설측 교정은 8백만원 정도 든다.

치료효과 면에선 정교하게 교정장치를 부착할 수 있는 일반교정이 낫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

그러나 삼성서울병원 교정과 주보훈 교수는 "최근 수년간 새로운 교정장치와 교정용 철사의 개발 등 설측 교정의 기법이 획기적으로 발달하면서 효과면에서 일반 교정과 대동소이한 수준" 이라고 밝혔다.

설측 교정에 덧붙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교정기법은 최근 도입된 핀 임플란트 시술. '나사못' 또는 '골나사' 라 불리는 장치를 잇몸을 통해 턱뼈에 박아 어금니 대신 지렛대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기존 교정장치는 모두 어금니에 힘이 걸리므로 어금니가 앞쪽으로 쏠려 앞니의 교정공간을 좁게 함으로써 치료기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 최대의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다.

연우치과 오창옥 원장은 "설측 교정에 핀 임플란트 시술을 덧붙일 경우 치료기간을 1년6개월 정도로 앞당길 수 있고, 교정공간 확보가 쉬워 앞니를 뒤로 충분히 밀어넣을 수 있다" 며 "치료 후 입술이 튀어나와 보이는 현상을 막을 수 있는 것도 장점" 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교정과 외에 구강외과와 협진이 필요하며 핀 임플란트 1개당 10만원 정도의 비용이 추가되는 것이 단점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