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닥터 베스트클리닉 - 국내 유일의 도박중독 클리닉

중앙일보

입력

아빠는 알코올 중독과 주식 중독에, 엄마는 쇼핑 중독, 자식은 사이버 중독….

세상이 모두 중독증에 시달리는 듯하다. 각종 중독증이 늘어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중독증 연구는 일천하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에 도박 중독 클리닉이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것도 지난해 일이다. 이 클리닉의 산파역을 맡았던 신영철(41) 교수는 원래 충동조절장애가 전문.

99년부터 1년 동안 미국 미네소타의대 교환교수로 간 것이 계기가 돼 ‘중독’에 빠졌다. 미네소타의대병원 도박 중독 클리닉을 맡고 있는 김석원 교수 밑에서 연구원으로 참여하면서 전공이 하나 더 늘어난 것.

그러나 도박이나 게임·쇼핑 등은 도벽·방화·발모광과 같은 충동조절장애의 범주에 속한다는 것이 신교수의 설명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도박 중독자는 4.1%에 이른다.

또 중독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6.9%. 성별로는 남성이 월등히 높아 7.4%가 도박 중독을, 10.5%가 중독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질환과는 달리 학력·소득이 높을수록 발병률이 높은 것이 특징. 대졸 이상이 48.4%로 중졸 이하 32.6%보다 높다.

또 월 평균 3백만원 이상 소득자(47.6%)가 1백만원 이하(31.3%)보다 높다.

신교수가 도박 중독 클리닉을 개설한 것은 중독을 치료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 과거에는 도박을 개인의 기호나 습관으로 보았으나 원인이 밝혀지면서 약물로 치료해야 할 뇌기능 장애로 취급하게 된 것이다.

중독에 잘 빠지는 사람은 뇌조절중추 기능이 취약한 사람으로 분류된다. 대개 이런 사람들은 스릴을 추구하는 성격의 소유자로 뭔가 끝없이 새로운 자극, 좀더 강렬한 자극을 필요로 한다. 가정·사회 환경도 문제가 된다.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하고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이 많은 사회환경도 도박 중독증을 양산하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치료방법은 약 3개월간 격리 입원시키며 날트렉손과 같은 항우울제·심리치료·가족이나 주변 사람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심리치료 등을 복합적으로 실시하게 된다.

신교수는 현재 마사회의 위탁전문의로 경마 중독에 빠진 사람들의 전문상담의로 활동하고 있다.문의:02-2001-2213

도박습관은 뇌질환이다

“누구나 도박성은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자신의 행동을 절제하지 못해 직장·학교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고, 끊을 경우 금단증상이 있다면 치료대상이다. 도박 중독증에 빠진 사람들의 종말은 자살로 끝날 정도로 비참하기 때문에 자신은 물론 가족이 협조해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약력 ·61년生 ·86 경북의대卒 ·94∼현 강북삼성병원 정신과장 ·97∼현 성균관의대 정신과학교실 조교수 ·99∼2000 미네소타의대 교환교수 ·현 중독정신의학회 및 강박증연구회 회원 ·현 대한마사회 경마 중독 위탁전문의 ·논문:「도박 중독 환자의 약물치료전략」 등 다수. [출처:이코노미스트 제5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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