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에이즈 치료제 효과 탁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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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감기 바이러스에서 추출한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백신이 탁월한 에이즈 억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 드러났다.

이번 실험을 진행한 미국 제약회사 머크는 2일 새 에이즈 백신이 에이즈 감염을 예방하지는 못하지만, 전면적 확산을 억제하는 데는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머크사 백신 연구소의 존 시버 소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미래의 인간 에이즈 백신이 에이즈 바이러스(HIV)에 감염된 사람의 병의 진전을 억제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시버 박사는 "에이즈는 전염성이 강하고 모든 사람이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는 점에 비춰 에이즈의 진전을 억제하는 이 백신은 더 나은 치료제가 나올때 까지 연구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번 연구에 사용된 백신이 에이즈 초기 감염을 억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시버 박사팀은 인간 HIV와 원숭이 면역결핍증 바이러스인 SIV에 감염된 원숭이 3마리에 HIV를 추출하도록 고안된 백신을 주사한 뒤 8개월 동안 관찰했다.

그 결과 백신을 맞은 원숭이들은 별다른 에이즈 진전 현상을 보이지 않은 반면 그렇지 않은 원숭이 6 마리 가운데 5마리는 에이즈 증상을 보였으며, 이 중 4마리는 안락사를 당했다고 시버 박사는 강조했다.

시버 박사는 "아주 작은 양의 HIV를 보유한 사람은 그 바이러스 수가 그대로 유지할 경우 에이즈로 발전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에이즈 확산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이 백신은 연구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이같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지난 2월 사람을 상대로 한 임상실험에 들어갔다고 이날 밝혔다.

회사는 그러나 환자들이 지나친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판단에 따라 임상 실험 착수 사실을 공식화하지 않았다고 이 회사의 그레고리 리브스 대변인이 전했다.

리브스 대변인은 "백신은 현재 유전체계 검사를 받고 있으며, 이 과정은 앞으로 3년여가 걸릴 전망"이라며 "회사는 새 백신이 인체에 어떤 해도 끼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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