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 장기 수유, 심장병 부를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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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에게 모유를 장기간 먹일 경우 심장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BBC방송은 16일 런던의 유아영양연구센터 연구팀이 지난 1969~75년 케임브리지 산부인과에서 출생한 20~28세 성인 331명의 혈액샘플을 채취, 모유와 심장질환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4개월 이상 모유를 먹은 사람들의 동맥 경화 정도가 4개월 이하 수유자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모유가 두뇌발달과 면역기능, 심장.혈관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정설에 일부 역행하는 것으로 분석결과 모유 수유 기간이 2개월씩 늘어날 때마다 혈관내 콜레스테롤 측정치와 혈압이 일정정도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앨런 루카스 박사는 "모유가 체내에 콜레스테롤을 더 많이 함유하도록 자극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이같은 조사결과 때문에 산모들이 모유 수유를 꺼릴 필요는 없다고 권고했다.

루카스 박사는 "1900년대 초반 모유를 꼬박 1년씩 수유하던 시절의 출생자들이 노년기에 심장병 발생률이 높았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는 지방을 다량 섭취할 수 밖에 없는 서구식 식단이 더 주된 요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모유 수유 기간을 어느 정도로 하는 것이 가장 적합할 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버밍엄 대학의 이안 부스 박사는 "모유는 아기 체내에서 지방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조절하는 기능을 길러주기도 한다"며 "현재로선 모유 수유를 줄여야 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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