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에어로졸에도 바이러스 생존…공기감염 추가증거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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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한 어린이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신화=연합뉴스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한 어린이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신화=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일상적으로 호흡할 때 내뿜는 미세한 에어로졸에 감염력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코로나19가 공기를 통해 전파될 수 있다는 데 대한 추가 증거가 확보된 셈이다.

미국 네브래스카대학과 하버드대 등의 연구팀은 20일 프리리뷰 사이트(medRxiv)에 공개한 논문을 통해 "코로나19 환자가 배출하는 에어로졸(aerosol, 미세한 침방울)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가 공기를 통해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람이 말할 때 나오는 침방울.

사람이 말할 때 나오는 침방울.

연구팀은 지난 4월 코로나19 환자 6명을 선정해 이들의 병실 내 공기 시료를 채취, 에어로졸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특히 에어로졸을 ▶4.1㎛((마이크로미터, 1㎛=1000분의 1㎜) 이상 ▶1~4㎛ ▶1㎛ 미만 등 지름에 따라 세 가지로 구분해 채집했다.

연구팀은 실시간 중합 효소 연쇄반응(RT-PCR) 방법으로 바이러스 RNA를 분석했고, 감염성 있는 바이러스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원숭이 신장 세포(Vero E6)를 사용해 바이러스 배양실험도 진행했다.

실험 결과, 바이러스 RNA는 에어로졸의 크기와 상관없이 모든 환자의 시료에서 검출됐다.
또, 3명의 환자에서는 1㎛ 미만 에어로졸에서 감염성 있는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두 명의 환자에서 나온 1~4㎛ 크기의 에어로졸에서도 바이러스가 배양됐으나 통계적으로 큰 의미가 없었다.
4.1㎛ 이상의 큰 에어로졸에서도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에어로졸 크기에 따른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 결과. 붉은 원으로 표시한 것은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는 검출이며, 파란색 원으로 표시한 것은 검출은 됐으나,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지 않은 것이다.

에어로졸 크기에 따른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 결과. 붉은 원으로 표시한 것은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는 검출이며, 파란색 원으로 표시한 것은 검출은 됐으나,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지 않은 것이다.

연구팀은 바이러스가 배양된 시료를 전자현미경으로 분석해 바이러스 존재 사실을 확인했다.

또, 단백질 분석을 통해 바이러스 단백질이 검출됐다.

연구팀은 "시료 채취 과정에서 환자가 말하고 기침할 때 병실 내 에어로졸의 농도가 증가하는 것을 관찰했다"며 "1㎛보다 작은 에어로졸에서 감염성 있는 바이러스가 검출됐는데, 이는 사람이 숨 쉴 때 배출하는 작은 에어로졸(0.64~0.80㎛)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투과전자현미경(TEM)으로 확인한 코로나19 바이러스. 바이러스 크기가 100 nm(나노미터, 100nm = 0.1㎛) 정도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투과전자현미경(TEM)으로 확인한 코로나19 바이러스. 바이러스 크기가 100 nm(나노미터, 100nm = 0.1㎛) 정도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구팀은 또 "말하거나 기침할 때 나오는 1㎛ 이상의 에어로졸에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의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지만, 이는 시료 채취방법의 한계일 수 있다"며 "RNA가 일관되게 검출된 데서 보듯이 바이러스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 결과, 지름 5㎛ 미만의 에어로졸에 RNA는 물론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존재하며, 코로나19가 공기로 전파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밀집된 환경에서는 에어로졸을 통한 감염을 예방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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