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 죄송"…더불어민주당 두루뭉수리한 사과 왜?

중앙일보

입력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전략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전략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관련해 추모와 성추행 의혹에 대한 분리를 강조해왔다. 그러나 결국 영결식이 열린 13일 사과 메시지를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이 13일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 측의 기자회견 직후 곧바로 사과 입장을 내놨다. 영결식이 끝난 후 피해 호소인의 주장이 공개되면서 요동치는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과는 이해찬 대표의 메시지를 강훈식 수석대변인이 대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서울시정의 공백과 피해 호소 여성의 아픔을 거론하며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전직 비서 A씨의 의혹 제기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삼가며 전반적 상황에 대해 사과한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피해 호소 여성의 주장에 대한 사실관계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고 사과 내용에 구체성이 떨어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민주당의 이런 입장 표명은 약 1시간 15분에 걸친 당 비공개 고위전략회의에서 결정됐다. 박 시장의 장례위원장을 맡은 이 대표가 곧바로 공개 사과하는 것은 논란거리가 될 수 있어, 대변인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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