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 뇌손상, 여성이 더 심해

중앙일보

입력

알코올 중독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큰 뇌손상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알코올남용-중독연구소의 대니얼 호머 박사는 미국정신병학회지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알코올 중독이 일으키는 뇌의 위축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심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과음을 해도 남성보다 여성이 간과 심장에 더 큰 손상을 입게 된다는 연구보고서들이 앞서 발표된 바 있지만 이 결과는 여기에 뇌가 추가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호머 박사는 말했다.

호머 박사는 79명의 남녀 알코올 중독자(평균연령 40세)들을 대상으로 3주동안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한 뒤 뇌의 크기를 측정하고 건강한 사람 39명의 뇌 크기와 비교한 결과 알코올 중독자들에게서 뇌 '위축'의 증상이 나타났으며 그중에서도 여성이 남성에 비해 그 정도가 현저히 심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호머 박사는 여성 알코올 중독자는 건강한 여성에 비해 뇌의 크기가 11%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고 이 정도의 차이는 정신기능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서 뇌의 위축이 진행되기 때문에 이들이 나이를 먹으면 인식기능이 저하되면서 치매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폭음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큰 손상을 입히는 이유는 알 수 없으나 같은 양의 술을 마셨을 경우 남성보다 여성이 혈중 알코올농도가 높게 나타나는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호머 박사는 말했다.

호머 박사는 조사대상 알코올 중독자들은 하루 평균 12잔의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라고 밝히고 하루 3-5잔의 술을 마셨을 경우에도 뇌손상이 오는지는 확실치않다고 덧붙였다.(뉴욕=연합뉴스) 엄남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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