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람양성균 세포막 침투방법 규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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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항생제 내성균들이 포함되어 있는 그람양성(陽性) 박테리아가 세포막에 구멍을 뚫어 침투한다는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를 퇴치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의 길이 열렸다.

미국 워싱턴대학의 마이클 카파론 박사는 의학전문지 '세포'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그람양성 박테리아들은 2단계의 과정을 통해 독소를 세포에 투입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카파론 박사는 그람양성 박테리아들은 먼저 한 단백질을 이용, 세포막에 구멍을 뚫은 다음 또다른 단백질을 세포막으로 침투시킨다고 밝히고 따라서 그람양성 박테리아들은 세포자체속으로 들어가지 않고도 세포의 정상적인 활동을 방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파론 박사는 그람양성 박테리아중 하나인 화농성 연쇄상구균으로 실험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람양성 박테리아에는 포도상구균도 포함되는데 포도상구균은 연쇄상구균과 함께 점점 각종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강해지고 있다.

카파론 박사는 그람양성 박테리아를 퇴치할 수 있는 신약 개발이 시급하다고 말하고 그 이유는 감염력이 강하고 복합항생제에 내성을 보이고 있는 6종류의 박테리아가운데 5종류가 그람양성 박테리아들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장균과 살모넬라균같은 그람음성(陰性) 박테리아들이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세포속으로 침투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지만 그람음성 박테리아도 이런 방법을 사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카파론 박사는 말했다.

카파론 박사는 다음 단계의 연구목표는 그람양성 박테리아가 세포막에 뚫어놓은 구멍을 통해 어떤 방법으로 들어가는지를 규명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이 메커니즘이 밝혀지면 이를 차단하는 신약의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신기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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