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기로에 선 '라임 정·관계 로비 창구'···권력형 게이트 열리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라임의 전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정치권을 연결해줬다는 의혹을 받는 스타모빌리티 이 모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19일 서울남부지법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라임의 전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정치권을 연결해줬다는 의혹을 받는 스타모빌리티 이 모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19일 서울남부지법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피의자인 김봉현(46·구속)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로비 창구로 알려진 스타모빌리티 이모(58)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19일 진행됐다. 김 전 회장에게 여권 인사들을 소개해준 이 대표의 구속 여부에 따라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남부지법 박원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1시55분쯤부터 80여 분간 이 대표에 대한 영장심사를 진행했다. 오후 1시15분쯤 법정에서 나온 이 대표는 “정치인에게 현금 전달한 적 있는지” “라임 로비 의혹 인정하는지” “횡령 및 증거인멸 혐의 인정하는지” 등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은 채 법원을 빠져나갔다. 앞서 이 대표는 오전에도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서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이때도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라임 사태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조상원)는 17일 이 대표를 체포해 18일 오후 늦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 대표의 구체적인 범죄 혐의에 대해 비공개 방침을 밝혔다.

광주MBC 사장 출신인 이 대표는 김 전 회장과 정·관계 인사들의 로비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김 전 회장은 검찰 진술에서 “로비를 위해 이 대표를 스타모빌리티에 영입했다”고 말했다. 반면 이 대표는 “일부 친분이 있는 정치권 인사를 김 전 회장과 함께 만난 적은 있지만 직접 돈을 건네거나 청탁을 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은 광주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라임 '회장'에게 여권 인사들 소개

이 대표는 또한 평소 알고 지내던 청와대 고위 관계자와 더불어민주당 K의원 등 여권 관계자들을 김 전 회장에게 소개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따로 K의원에게 당선 축하 명목으로 맞춤 양복을 선물하기도 했다. K의원은 “양복을 받은 것은 맞지만 대가성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수천만 원의 정치 자금도 전달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K의원과 함께 2015년 9월경 필리핀 클락의 한 리조트로 3박4일 여행을 다녀왔다는 의혹도 받는다. 당시 리조트 비용은 김 전 회장이 대신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여행에는 K의원 뿐 아니라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 소속 비례대표로 당선된 L의원 등 다수의 여권 관계자들이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이 대표를 통해 전직 검찰 고위 간부, 전직 장관, 청와대 고위 관계자 등에게 로비를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체포되기 전 “김 전 회장이 나를 통해 로비했다고 주장한 사람들과 개인적 친분은 있지만 돈을 주거나 청탁을 한 적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라임 사태 무마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김모(46) 전 청와대 행정관을 지난 4월 18일에 구속하는 등 관련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라임사태는 무엇인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라임사태는 무엇인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