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기자 20명, 코로나 감염돼 사망..."수제 마스크 쓰고 병원 가"

중앙일보

입력

2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의사와 간호사들이 의료진을 위한 방호 장비가 부족하다며 시위를 열고 있다. AP=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의사와 간호사들이 의료진을 위한 방호 장비가 부족하다며 시위를 열고 있다. AP=연합뉴스

남미 페루에서 기자 20여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돼 숨졌다. 2일(현지시간) AFP통신과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페루 기자협회는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을 취재하던 취재ㆍ사진ㆍ영상기자 등 최소 20여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사망 기자 중에는 페루의 베테랑 기자 빅터 헤메리스 델 아길라(78)도 포함됐다.

줄리아나 레인즈 페루 기자협회 사무총장은 “숨진 대부분의 기자는 적절한 보호 장비 없이 거리ㆍ시장ㆍ병원 등을 돌아다니며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취재하다 감염됐다. 집에서 직접 만든 마스크를 쓰고 병원에 간 사람도 있다”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페루 기자들의 열악한 노동현실이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주로 프리랜서로 일하는 기자들로, 회사로부터 마스크 등 보호장비를 제공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페루는 남미에서 브라질 다음으로 확진자가 많은 국가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지금까지 페루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7만4884명, 사망자는 4767명에 달한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언론단체 프레스 엠블렘 캠페인(PEC)에 따르면 31개 국가에서 117명의 기자가 코로나19로 사망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에콰도르에서도 최소 12명이, 브라질에서는 최소 8명의 기자가 코로나19로 숨을 거뒀다. 니카라과에서도 기자 1명이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례가 보고됐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