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도 세대교체? 왕년의 ‘대도’는 어디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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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20일 광주에서 열린 KIA-롯데 경기에서 롯데 안치홍(오른쪽)이 KIA 2루수 김선빈의 태그를 피해 2루를 훔치고 있다. 지난 겨울 살을 뺀 안치홍은 도루 시도를 늘리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광주에서 열린 KIA-롯데 경기에서 롯데 안치홍(오른쪽)이 KIA 2루수 김선빈의 태그를 피해 2루를 훔치고 있다. 지난 겨울 살을 뺀 안치홍은 도루 시도를 늘리고 있다. [연합뉴스]

시즌 초반 프로야구 도루 순위표 상위권의 얼굴이 바뀌었다. 2015~18년 꾸준히 도루 30개 이상으로 네 시즌 연속 도루왕을 차지했던 박해민(30·삼성 라이온즈). 그는 지난 시즌 24개(7위)로 저조했다. 올해는 26일 현재 2개다.

삼성 박해민 부진, 이대형은 은퇴 #심우준·김창평 등 젊은 선수 활약

박해민 전의 도루왕 이대형(37)은 올해 팀을 찾지 못하고 은퇴했다. 이대형은 2007년 53개를 시작으로, 2008~10년 세 시즌 연속 60개 이상 기록한 ‘대도(大盜)’였다.

KT 심우준(左), SK 김창평(右)

KT 심우준(左), SK 김창평(右)

전통의 강자가 사라진 자리에 새 얼굴이 등장했다. 올해 눈에 띄는 선수는 심우준(25·KT 위즈)이다. 8번 도루를 시도해 6번 성공했다. 도루 1위에 올라있다. 이대형은 선수 시절 “심우준은 주루 센스가 좋다. 스피드도 톱 클래스”라고 칭찬했다. 문제는 수비의 핵인 유격수를 맡은 심우준이 중요한 순간 실수가 잦다는 점이었다. 지난 시즌부터 수비가 안정되자, 타격과 주루가 좋아졌다. 올 시즌 이강철 KT 감독이 그를 키플레이어로 꼽았다. 시즌 초반 타율 3할을 치면서 도루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안치홍(30·롯데 자이언츠)의 도루 증가세도 인상적이다. 5개로 2위에 올라있다. 안치홍은 2009년 KIA 유니폼으로 입고 프로에 데뷔한 이래, 도루 1개당 2만원을 적립해 어린이재단에 기부했다. 그 정도로 도루에 애정이 많았다. 2012년에는 20개로 괜찮은 도루 실력을 뽐냈다. 하지만 장타력을 키우면서 도루 비중이 줄었다. 2017년 이후 시즌당 10개가 안 된다. 지난 시즌에는 도루 대신 타점에 따라 기부금을 적립했다.

안치홍은 올 시즌 적극적으로 뛴다. 새 팀으로 이적한 뒤, 다이어트를 통해 슬림한 체형으로 변신했다. 범위가 넓은 2루 수비에 전념하기 위해서다. 몸이 가벼워지자, 발이 빨라졌다. 그는 “체중을 줄이면서, 순간 스피드와 반사신경, 유연성 등의 강화에 신경 썼다.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프로 2년 차, SK 와이번스 주전 2루수 김창평(20)도 도루 5개로 활약하고 있다. 신인답지 않은 과감한 도루로 정수성 작전주루코치로부터도 칭찬도 받았다. 아쉽게도 24일 KIA전에서 수비 도중 어깨를 다쳐 한동안 경기에 나오지 못한다.

지난해 39개로 생애 처음 도루왕이 된 박찬호(25·KIA 타이거즈)는 아직 발동이 걸리지 않았다. 6번 시도해 3번 성공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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