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기억연대의 전신)가 지난달 매도한 경기도 안성의 위안부 피해자 쉼터가 도마 위에 올랐다. 윤미향 더불어 시민당 당선인이 정대협의 대표였던 2013년 9월 이 쉼터를 매입하면서 지인을 통해 고가 매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져서다.
안성 쉼터 매입 당시 박물관 주변 매물 많아 #박물관서 1㎞ 거리 단독주택 6억~8억원 거래 #연면적 더 넓은 단독주택도 10억 이하 거래 #
현대중공업이 10억원 기탁 의사를 밝힐 당시 쉼터는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있는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 인근에 건립될 예정이라고 언론에 보도됐다.
정의연은 이런 의혹에 대해 “박물관 인근 건물은 10억원으로 살 수 없었고, 건물주의 매도 의사도 없었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도 17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10억원으로 마포나 서울에서 도저히 (쉼터 건물을) 찾을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서울 주택값이 급등한 현재도 마포구에서 10억원으로 살 수 있는 단독주택은 적지 않다. 등기부 등본에 기재된 안성 쉼터의 대지면적은 264.25㎡(약 80평)고 건축 연면적은 195.98㎡(약 59평)다. 실제로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은 195.98㎡라는 의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대협이 안성 쉼터를 매입한 2013년 마포구에서 225건의 단독주택 거래가 이뤄졌다. 박물관이 있는 성산동에서만 20건이 새 주인을 찾았다. 안성 쉼터와 연면적이 비슷한 크기의 단독주택들도 10억 이하에 거래됐다.
성산동인 새터산8길에 있는 연면적 236.97㎡(약 72평), 대지면적 159㎡(약 48평)인 A 단독주택은 2013년 10월 5억9800만원에 거래됐다. 성산동 성미산로3나길에 있는 B 단독주택도 같은 해 9월 7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단독주택은 연면적 241.89㎡(약 73평), 대지면적 162.3㎡(약 49평)다.
성산동인 월드컵북로31길의 C 단독주택도 연면적이 246.09㎡(약 74평), 대지면적이 188㎡(약 57평)지만, 같은 해 9월 5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들 단독주택은 모두 박물관과 직선거리가 1㎞ 안팎일 만큼 가깝다. 포털 맵 서비스 등을 이용해 박물관에서 각 단독주택까지 도보 경로를 검색해 보니 A 단독주택은 박물관과 1.3㎞ 떨어져 있다. 도보로 이동시간이 2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B 단독주택은 박물관과 1㎞도 채 떨어져 있지 않아 걸어서 15분 정도면 이동할 수 있다. C 단독주택은 박물관에서 1.4㎞ 정도 거리에 있다.
올해 들어서도 1월 성산동인 새터산4길에 있는 연면적 249.3㎡(약 75평), 대지면적 185㎡(약 56평)인 단독주택이 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박물관에서 도보로 1.2㎞ 거리에 있다. 성산동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한모씨는 “성산동은 서울에서도 대표적인 단독·다세대 밀집 지역인데 10억원으로 살 수 있는 연면적 59평 크기의 단독주택을 찾지 못했다는 것은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ag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