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이태원발 감염, 예방할 수 있던 일…뼈 아픈 실책"

중앙일보

입력

서울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있는 것 관련 “예방할 수 있었던 일”이라며 방역당국의 “뼈아픈 실책”이라는 의료계 지적이 나왔다.

"오랫동안 위험성 우려·지적 제기" #"생활 속 거리두기 재검토" 주문

대한의사협회는 11일 클럽발 집단감염이 “분명히 예측 가능했고 예방할 수 있었던 일”이라며 “방역당국의 뼈아픈 실책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이태원 클럽 방문자로 인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9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클럽 방문자로 인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9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의협은 “건강한 청년들이 마스크 없이 밀집하는 클럽의 경우 감염 전파의 매개가 될 가능성이 클 뿐만 아니라 방문자를 추적하기도 어렵다는 점에서 이미 위험성에 대한 우려와 지적의 목소리가 오랫동안 제기됐지만 결국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당국이 지난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한 것도 다소 섣부른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의협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면 감염 확산의 위협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완화 조치는 의식주와 학습, 기업활동 및 의료기관 이용과 같은 필수적인 활동 위주로, 지역별 감염 확산의 정도와 특성을 감안해 점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단시간에 집단적이고 폭발적인 감염 확산이 가능한 클럽, 대형주점 등의 유흥시설과 위락시설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행정력을 동원하는 고강도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7일 오후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이태원의 한 유흥업소의 모습.연합뉴스

7일 오후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이태원의 한 유흥업소의 모습.연합뉴스

생활 속 거리두기 계획 전반을 재검토하라는 주문도 내놨다. 의협은 “각종 사회활동 가운데 필수적인 활동 위주의 점진적 완화를 계획하되, 유흥시설 등에 대한 강력한 관리 대책을 마련하고 현재의 감염확산 정도에 따라서는 안정적인 상황이 될 때까지 완화 계획 일체를 유보하는 등 특단의 조치도 검토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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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같은 위험 업종별 사전감시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시행하라고도 건의했다.

코로나 사태 초기와 달라진 게 없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달라고도 당부했다. 의협은 “코로나가 끝난 것처럼 느끼는 집단적 착각에 빠져있다”며 “백신과 치료제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지금 확진자의 수가 잠시 줄어들었다는 것을 제외하면 사태 초기와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청년층을 겨냥, “한순간 나의 즐거움이 누군가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아픔이 될 수 있다”며 “부디 선을 지켜달라. 어머니와 아버지,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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