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진입장벽 높인다…고위험 ETF·ETN 기본예탁금 설정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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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고위험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에 기본예탁금을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본예탁금은 투자자가 계좌에 의무적으로 넣어야 하는 자금이다. 최근 원유 선물 레버리지 ETN 상품 등의 투자 위험이 높아진 데 따른 투자자 보호 조치의 일환이다.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 뉴스1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 뉴스1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일부 ETF와 ETN 등 상장지수상품(ETP)에 대해 기본예탁금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상은 모든 상품이 아니라, 기초자산의 두 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레버리지와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한 만큼 수익을 얻는 인버스 등 고위험 상품으로 한정될 전망이다. 이 방안이 확정되면 투자자가 계좌에 돈을 어느 정도 넣어둬야 고위험 ETP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투자자의 진입장벽을 높여 과도한 투자자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한 방편이다. 현재 선물·옵션 거래의 기본예탁금은 1000만원, 주식워런트증권(ELW)의 경우 1500만원이다. 금융위는 기본예탁금 설정 대상 범위와 금액 등 구체적인 사항을 두고 한국거래소와 협의 중이다. 이르면 이번 주 중에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ETP 상품을 액면 병합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액면병합은 액면가가 낮은 주식을 합쳐 액면가를 높이는 것을 말한다. 실제 증권가치의 변동은 없지만, 시장가격이 높아져 변동성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금융위는 이 밖에도 고위험 ETP 상품의 상장폐지가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주 발표로 확정된 건 아니다, 협의해야 할 게 아직 몇 가지 남아 있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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