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향리 소음, 청력손실 유발 수준

중앙일보

입력

주한 미군의 열화우라늄탄 사용 의혹이 일고 있는 경기도 화성군 우정면 매향리 일대 미군 사격훈련장(일명 쿠니사격장) 주변의 소음도는 청력 손실을 유발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19일 밝혀졌다.

아주대 연구팀이 지난 98년 8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매향리 일대 7개 지역의 소음도를 측정,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일일 평균 소음도가 72.2dB로 일반 주거지역의 기준치 50dB을 크게 초과했다.

특히 소음도 최고 1시간 평균값(하루중 시간단위로 측정한 소음도중 가장 높은값) 은 모든 지역에서 85dB을 넘었으며, 매향 1리와 3리 등 일부 지역에서는 100dB을초과한 것으로 측정됐다. 소음도 70dB 이상은 청력손실을 유발하는 수준이다.

이 소음도 조사는 매향리 미 공군 폭격연습 주민피해 대책위원회가 98년 2월 한국 정부를 상대로 서울지방법원에 제기한 소송 진행과정에서 아주대 연구팀이 법원의 감정명령에 따라 수행한 것으로, 공식조사로는 처음이다.

매향리 일대 소음도는 비행기 편대수와 기관총 사격여부, 기관총 사격 목표물,기관총 사격 참여 편대 수에 따라 큰 편차를 보였는데, 하루 훈련 비행기 편대수가 10편대 이상일 경우 이 일대 주민들은 하루 5시간 이상 비행기 소음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조사 보고서에서 이번 현지조사가 상대적으로 훈련이 적게 이뤄진 상황에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러한 기타 요인들을 감안할때 이 지역의 평균소음도는 68-78dB, 소음이 특히 심한 매향 1,2,3리의 경우 최고 95-98dB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지었다.

이번 조사를 통해 하루 훈련에 참여하는 비행기 편대수가 11.3편대인 것 등 미군의 개괄적인 훈련 상황 등도 파악됐다.

주민 대책위 관계자는 "아주대 연구팀이 소음도 조사를 할때 미군이 일부러 훈련을 적게 했기 때문에 실제 소음도는 훨씬 높을 것"이라면서 "이는 일반 농촌지역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