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유방암 치료법 개발은 허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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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 유방암 환자에게 강력한 화학요법과 골수이 식을 시행할 경우 환자의 생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한 남아공 의학자의 연구결과가 허위로 밝혀져 국제의학계에 충격을 주고있다.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은 10일 남아공 비트워터스랜드 대학의 베르너 베스보다 교수가 지난해 발표한 유방암 치료법은 허위로 드러났으며 이로인해 국제의학계가 지난 수십년래 최악의 스캔들 가운데 하나에 휩싸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랜싯은 아울러 이번 스캔들로 의학연구에 대한 일반의 신뢰가 크게 손상됐다고덧붙였다.

베스보다 교수가 속한 비트워터스랜드 대학은 베스보다 교수가 연구결과를 잘못 해석한데다 연구 과정에서 일부 윤리적 문제를 야기했다며 이날 그를 전격 해임조치했다.

남아공의 저명한 암전문의로 대학 혈액.종양학과장인 베스보다 교수는 지난해두차례의 주요 국제의학회의에서 이미 림프절로 암이 전이된 말기 유방암 환자에게정상보다 강력한 약물요법과 뒤이은 골수이식술을 단행할 경우 생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발표해 말기 환자들과 의학계에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었다.

베스보다 교수는 특히 비교그룹 연구를 통해 이러한 치료법의 효능을 입증했다고 밝혀 신빙성을 제고시켰다.

그러나 그의 연구성과를 입증하기위한 국제적 연구가 시작되기 전 미국 임상종양학회 대표단이 그를 방문, 연구과정과 관련 자료들을 검토한 결과 결국 발표 내용이 사실과 다름을 밝혀냈다.

미국 전문가들은 우선 환자들에 대한 검사결과와 베스보다 교수가 제시한 자료들의 내용이 서로 일치하지 않은데다 베스보다 교수는 일부 핵심적인 환자들의 자료들을 공개하기를 거부했다.

조사대상 환자 154명중 58명의 자료만 공개된데다 그것마져 실험 데이터와 보고된 결과가 크게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사대상 환자들 가운데 사망자수도 당초 보고된 8명외에 최소한 7명의 추가 사망자가 있었던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베스보다 교수는 실험에 앞서 환자들이 동의도 구하지 않는등 윤리 위반사항도지적됐다.

미국 의학자들은 결국 다수 실험자료들간의 불일치가 연구결과를 무효화하기에충분한 것으로 판단지었으며 당사자인 베스보다 교수도 ´과학적 비행과 오보´를 인정했다.

미국 전문가들은 이번 스캔들을 계기로 연구결과에 대한 ´명예존중´ 원칙이 연구자들에게는 충분치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특히 단일 연구진에 의한 연구결과의 경우 동료연구진의 임상실험 평가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파리.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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