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바이러스 감염 경로 밝혀져

중앙일보

입력

미국과 네덜란드 학자들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에이즈 바이러스인 HIV-1의 전염 초기경로에서 핵심역할을 하는 단백질 물질을 밝혀 냈다고 CNN 방송이 6일 보도했다.

전문지 ´셀´ 3월 3일자에 실린 이 연구결과는 에이즈 바이러스가 어떻게 인체에 침투해 면역세포를 공격하는지를 밝히는데 주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현재로서는 이 발견을 적용한 의학적 처방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다소 시기상조지만 학자들은 이를 통해 에이즈 백신이나 새로운 약물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성행위를 통해 HIV-1이 전염될 때 이 바이러스는 여성의 질, 자궁경부 또는 직장의 점막조직과 접촉하게 된다.

그런데 이들 점막조직에는 나무가지(수상돌기) 세포로 알려진 세포들이 많이 분포하고 있으며 이 나무가지 세포가 에이즈 바이러스를 받아들여 CD4+T로 불리는 면역세포에 전달하는 것으로 학자들은 믿고 있다.

이번 연구팀은 에이즈 바이러스가 나무가지 세포를 통해 인체에 침투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밝혀냈다.

즉 HIV-1 바이러스가 점막조직과 접촉할 때 나무가지 세포 표면에서 배출된 DC-SIGN 이라는 단백질에 들러 붙게 되며 DC-SIGN은 이 세포를 전염시키지 않으면서 에이즈 바이러스가 림프선에 있는 면역세포까지 운반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DC-SIGN은 네덜란드 네이메헌 대학병원의 이베트 반 코이크 박사가 8년전에 처음 발견했으며 이후 네덜란드 연구팀은 뉴욕 대학 의학센터 댄 트만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과 함께 HIV-1이 어떻게 나무가지 세포에 달라 붙는지를 밝히기 위한 연구에 들어갔다.

연구팀은 셀지에 실린 논문을 통해 "나무가지 세포는 DC-SIGN과 CD4를 배출해내지만 HIV-1을 붙잡기 위해 선택적으로 DC-SIGN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다음 연구단계로 에이즈 전염과정에 대한 동물실험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 연구결과가 인체에 적용될 경우, 에이즈 바이러스의 감염방지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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