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내 다이옥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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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출산여성의 모유내 다이옥신 농도가 외국의 결과치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분만후 7∼30일후 나온 모유를 시료로 채택하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선 이번에 분만 직후 나오는 초유를 시료로 사용해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김명수 박사팀이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서울 영동세브란스병원에서 출산한 20대 후반 산모 59명으로부터 초유를 채취해 다이옥신 농도를 분석한 결과 지방 g당 평균 31.78pgTEQ였다.

이는 모유중 지방함량(3∼3.78%)과 신생아의 평균 몸무게, 하루 평균 모유섭취량 등을 감안, 우리나라가 지난해 설정한 다이옥신 1일 섭취허용량(TDI=체중 ㎏당 4pg)으로 환산하면 24∼48배에 달하는 수치다.

일본 후생성이 지난 98년 자국 여성의 모유중 다이옥신 잔류량이 22.2pg이라고 발표한 것과 이번 국내 연구를 통해 분유와 우유중 다이옥신 잔류수준이 각각 지방 g당 0.002, 1.41pgTEQ인 것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다이옥신이 이처럼 모유에서 다량으로 검출된 것은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현상으로 모유에서의 다이옥신 수치는 분만 직후 초유에서 가장 높고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진다고 식약청측은 설명했다.

일본 자료에서는 출산 1개월후 모유내 다이옥신 잔류량은 출산 5일째보다 85.5%로 감소하고 영국 정부는 월 12%씩 줄어든다고 보고하고 있다.

김 교수는 식품에서의 다이옥신 검출량이 적은데도 모유에서 이처럼 다이옥신이 다량 검출되는 이유에 대해 ´인간은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기 때문에 모든 식품에 남아있는 다이옥신이 인간의 체내에 쌓이게 된다´며 ´국내에서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원인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정주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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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모유 먹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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